‘우리사주’ 700원으로 폭락…LG카드 직원 빚갚기 한숨

  • 입력 2004년 4월 14일 18시 35분


LG카드의 A과장(37)은 회사가 상장되기 직전인 2002년 4월 주당 5만8000원에 우리사주 600여주를 받았다. 또 2003년 7월 유상증자 때 8800원에 4500주를 받았다. 매입자금은 회사 돈 5500만원을 빌려서 조달했다. 2년 뒤 4년 동안 분할 상환한다는 조건이었다.

이달부터 빚을 갚아야 할 A과장은 걱정이 태산이다. 300만원이 안되는 월급 중에서 100만원 정도가 공제되기 때문이다. 10만원이 넘을 것이라던 주가는 14일 현재 700원으로 폭락했다.

14일 LG카드에 따르면 회사 돈을 빌려 우리사주를 매입한 임직원은 전체 2600여명 가운데 2200여명이고 회사로부터 빌린 자금은 7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180여만원이고 1억원을 넘는 직원도 상당수에 달한다는 것.

A과장은 “25일부터 상당수 직원이 월급의 30% 이상을 회사 대출금 갚기에 써야 하는 실정”이라며 “빚 때문에 회사를 옮기지 못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LG카드 직원들의 근로의욕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LG카드 직원들이 원리금은 반드시 갚도록 하되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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