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증권회사들이 주최한 각종 수익률 대회에서 1등을 휩쓸었던 주식 고수가 주가조작 혐의로 적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지난해 3월 모 증권사가 개최한 수익률대회에 참가한 J씨에 대해 13개 종목의 시세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J씨는 지난해 3∼7월 열린 대회에서 본인과 부인의 명의로 참가해 각각 765%와 2702%의 높은 수익률을 올려 우승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매수한 주식을 가족 명의로 되사는 등의 방법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또 허수주문(실제 살 의사가 없으면서 매매 주문을 내 주가를 올리거나 내리는 행위), 통정매매(주식 매매자가 사전에 짜고 주식을 거래해 가격을 조작하는 것) 등과 같은 방법을 동원하고 500원 안팎의 주식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사고파는 ‘데이트레이딩’을 집중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번에 주가조작이 발각된 대회 외에도 4개의 증권사 수익률대회에 참가해 세 번이나 우승하는 등 ‘주식 고수’로 명성을 날렸다.
금감원은 “증권시장에서 수익률 1000%와 같은 일은 환상에 불과했음이 밝혀진 셈”이라며 “투자자들은 이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앞으로 증권사 수익률대회 참가자가 불공정 거래에 연관됐을 경우 수상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사기에 의한 업무 방해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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