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이나연/축구경기 있는 날 할인점 매출은?

  • 입력 2004년 4월 15일 18시 23분


주말이면 한국까르푸 월드컵몰(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장을 보는 L씨 부부. 하지만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엔 언제나 남편과 아내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축구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이 매장에 들르기 때문에 혼잡할 거야.”(남편) “아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히려 한가하다니깐.”(아내)

한국까르푸에 따르면 남편과 아내, 그 어느 쪽의 의견도 ‘맞다’고 볼 수 없습니다.

2003년 5월 월드컵몰이 개점한 뒤 이달 15일까지 월드컵경기장에선 모두 10번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 가운데 8번은 평일, 2번은 주말이었는데 고객 수는 경기가 없는 날과 1% 내외의 차이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경기를 보러 왔다가 매장에 들르는 관람객의 ‘플러스 요인’과 주차의 어려움 등을 우려해 방문을 꺼리는 쇼핑객의 ‘마이너스 요인’이 상쇄돼 전체 고객 수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지요.

매출은 어떨까요? 까르푸의 집계 결과 2003년에는 경기가 있는 날이 없는 날에 비해 무려 20%가 줄었고, 올해는 이달 3일(토요일)과 6일에 각각 7.8%, 4.5% 줄었다고 합니다.

경기가 있는 날은 돈을 많이 쓰는 쇼핑객은 오지 않고 관람객들은 1만원 미만의 소액 구매에 그치기 때문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월드컵몰은 까르푸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매장 가운데 하나로 손꼽은 점포이긴 하지만 축구 경기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까르푸를 알리는 효과를 제외한다면….

한편 경기가 있는 날의 시간대별 매출과 고객 수를 점검해 보니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부터 약 2, 3시간 동안 급격히 떨어졌다고 합니다.

경기 관람(또는 시청)을 포기할 수만 있다면 이때가 가장 안락한 쇼핑 시간대일 것 같습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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