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산자부에 따르면 이희범(李熙範) 장관은 지난 주 박승(朴昇) 한은 총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유가 관련 보고서를 낼 때 북해산 브렌트유가 아닌 중동산 두바이유를 기준 가격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 석유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중동산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2달러 가량 높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동에서 대부분의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은 두바이유를 기준 가격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가뜩이나 유가 상승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배럴당 가격이 높은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면 국민들의 위기의식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이 장관의 주장이다.
실제 산자부는 최근 각 언론사와 연구 기관에도 미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나 브렌트유보다는 가격이 낮은 두바이유를 유가 기준으로 삼아달라고 요청한바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경제예측팀 김대수 차장은 "외국기관들도 경제 성장률 등을 전망할 때 브렌트유를 기준 가격으로 삼는다"며 "이는 다른 유종(油種)에 비해 과거의 가격 자료가 풍부하고 잘 정비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브렌트유가 두바이유보다 가격이 높지만 유가 동향은 같은 움직임을 보여 경제 예측 등에 인용할 때는 큰 무리가 없다"며 "하지만 산자부가 그렇게 요청했다면 기준 유가를 두바이유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 하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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