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인 계속 사고 ‘백기사’ 내다팔고

  • 입력 2004년 4월 18일 18시 47분


‘SK㈜에 특별한 뭔가가 있나?’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외국계 투자회사와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SK㈜의 주식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 사들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12일 열린 SK㈜의 주주총회 이후 주가 차익을 얻기 위해 주식을 내다팔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6일까지 이틀을 제외하곤 꾸준히 SK㈜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14일 현재 SK㈜의 외국인 지분은 59.76%로 사상 최고 수준에 올랐다. 이는 소버린 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주총일(3월 12일·55.41%)보다 4%포인트 이상 높은 것.

반면 SK㈜ 우호 지분 보유기관들은 잇따라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보유주식 222만여주(1.75%) 가운데 절반을 매각했고, 산업은행도 보유주식을 꾸준히 팔아 치워 1월 초 1.75%였던 지분이 최근 0.87% 수준으로 낮아졌다.

일본계 이토추상사도 보유주식 63만4000여주(0.51%) 가운데 절반 정도를 최근 장내 매도했다. 이밖에 SK㈜ 계열사인 SK증권도 올 1월 이후 5만여주를 팔아 치운 상태.

이에 따라 SK㈜의 우호지분은 1월 말 22.95%에서 14일 현재 21.49%로 낮아졌고, 소버린과 소버린측 우호주주의 지분(21.54%)보다 적어졌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SK㈜와 소버린간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가도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4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32포인트 떨어지는 등 약세장을 보였음에도 SK㈜는 3% 이상 급등하면서 4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 최근 1년 새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16일에도 주가지수가 17포인트(―1.90%) 가까이 빠졌지만 SK㈜는 50원(―0.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대신증권 주명호 기업분석실장은 이에 대해 “외국인들이 SK의 경영권 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경영실적 등을 감안할 때 현재 SK㈜의 주가는 적정 수준을 웃돌고 있으므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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