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가격 천차만별 왜? 산지 직거래 할인점 ‘저렴’

  • 입력 2004년 4월 22일 18시 34분


서울 시내에서 판매되는 과일의 반 이상은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을 거친다. 22일 새벽 가락시장에서 과일 중개인들이 경매에 참여해 주문을 내고 있다. 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서울 시내에서 판매되는 과일의 반 이상은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을 거친다. 22일 새벽 가락시장에서 과일 중개인들이 경매에 참여해 주문을 내고 있다. 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21일 오전 4시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 청과시장. 백화점과 할인점의 수많은 바이어들이 경매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날 거래된 참외(15kg)의 가격은 △보통 4만원 미만 △상 4만∼5만원대 △특상 6만∼12만원대 등으로 천차만별. 신세계백화점 김선진 바이어는 자주 거래하는 중개인에게 들러 참외의 맛을 보고 당도계로 당도를 측정하더니 7만∼10만원의 ‘특상’을 선택했다.

할인점 바이어들도 거래에 나섰지만 이보다는 다소 낮은 등급의 과일을 골랐다.

오전 5, 6시쯤 소매상도 한명 두명 나타났다. 중개인이 낙찰 받은 과일을 둘러싸고 2차 거래가 시작되고 여기서 선택된 과일은 재래시장, 동네 가게, 때로는 트럭을 이용한 이동식 과일가게로 옮겨 간다.

과일만큼 가격과 품질이 다양한 식품도 흔치 않다. 백화점, 할인점, 동네 점포, 트럭 등에서 파는 과일은 각기 어디에서 가져오는 것이고, 품질과 가격면에서는 어떨까? 각각의 유통경로와 장단점을 비교해 봤다.

▽서울 백화점들은 가락시장에서 특상품을=신세계 롯데 등 백화점은 과일의 80%를 도매(가락)시장에서 들여온다. 출하된 과일 가운데 최상의 품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

다만 백화점 과일도 항상 품질이 특상인 것은 아니다. ‘가격파괴’와 같은 행사 때는 질이 조금 떨어지는 과일을 가져오기도 한다.

유통업체 가운데 마진이 가장 높으며(15∼20% 수준), 점포에 따라 마진을 달리 붙이기 때문에 같은 등급의 과일이라도 점포별로 가격이 다를 수 있다.

과일을 특상, 상 등으로 나누는 것은 산지에서 결정하지만 각 백화점은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참외의 경우 △당도 13도 이상 △무게는 개당 290∼350g △진한 황색이면서 골이 깊게 파일 것 등을 기준으로 한다. 토마토는 △당도 7도 이상 △꼭지가 시들지 않고 △색깔이 균일해야 한다는 것.

▽할인점은 산지 직거래=할인점은 산지(産地)와 직접 거래하는 과일이 80∼100%이고 가락시장에서는 20% 미만의 물량만 떼어 온다.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의 물류판촉부 한상훈 대리는 “지역 농협에서 비교적 균질한 과일을 대규모로 공급받기 때문에 관리가 체계적이고 물류비도 적게 들어 싸게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산지 직거래의 장점은 값이 싸고 신선하다는 것. 홈플러스 이충모 바이어는 “가락시장의 경매는 수수료를 내며 중개인도 마진을 남기기 때문에 직거래가 5% 이상 더 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트 최상록 바이어는 “가락시장은 공급이 늘었을 때 가격이 떨어진 과일을 싸게 살 수 있지만 직거래는 미리 계약해서 가격을 내릴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계약된 농가의 과일을 모두 받기 때문에 품질도 제각각일 수 있다는 것.

▽동네 슈퍼와 트럭은 품질과 가격이 천차만별=소매상은 대부분 가락시장 같은 도매시장이나 중간 도매 시장을 이용한다.

신세계백화점 김선진 바이어는 “가락시장에는 상품과 특상품이 많으며 보통등급의 제품은 주로 동네 점포나 재래시장 상인에게 팔려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단지 부녀회가 중개인과 연계해 여는 ‘알뜰 장터’나 단골이 많은 일부 동네 점포는 ‘상급’ 이상의 과일을 가져다 놓기도 한다. 가격에 비해 좋은 질의 과일을 선택할 수 있는 것.

서울 시내에서 ‘산지 직송’이라며 파는 ‘트럭 과일’은 대부분 도매시장에서 사온 것으로 보면 된다. 바이어들은 “트럭 과일은 90% 이상이 도매시장에서 조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일 가격
신세계백화점저농약 인삼참외 2kg 1만500원(100g 525원)
서광 토마토 100g 750원
논산 딸기(500g 1팩에 5000원)
이마트(구로점)금싸라기 참외1봉(1.8kg) 6980원 (100g 388원)
찰토마토 100g 498원
예냉딸기 600g (1팩) 5800원
홈플러스성주참외 100g 475원, 2kg 1만500원
완숙토마토 100g 395원
봉산 딸기 750g 4280원
논산 동부농협 딸기 1.5kg 4680원
장터
(서울 용산구 이촌2동)
참외 100g 454원, 2.2kg 1만원
토마토 100g 450원 1kg 4500원

업체별 과일 공급처 (단위:%)
업체산지직송가락시장
롯데백화점2080
신세계백화점20∼3070∼80
이마트80(지역농협·영농조합·수집상·개별농가)20
홈플러스80(지역농협·영농조합)20
농협 하나로마트100(지역농협·영농조합)
한국까르푸80(개별농가 등)20
자료:각 업체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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