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 당국자는 22일 “오피스텔은 엄연히 건축법상 업무용 시설이며 분양업체들이 말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있을 수 없다”면서 “건축 기준을 강화해 오피스텔의 주거 기능을 제한함으로써 일가족이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외환위기 직후 경기부양 차원에서 풀어버린 화장실 1평 미만 면적 규제를 부활하고 △칸막이벽을 경량조가 아닌 콘크리트조로 시공하고 △내부 설계를 업무용 시설에 맞게끔 엄격히 규제하는 등 다각도의 방안을 검토해 5월경 오피스텔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당국자는 “오피스텔 청약 과열의 원인은 최근 오피스텔들이 침실 화장실 등 주거기능 면적을 법정 허용한도인 50%까지 넣어 분양되고 계약자들이 입주 후 욕조 베란다 등을 불법적으로 설치하는 등 사실상 아파트와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교부 대책과 별도로 국세청은 이날 “아파텔에 대한 투기 확산을 막기 위해 위브더스테이트에 대해 시티파크와 같은 수준으로 투기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조만간 당첨자 명단을 입수해 당첨자와 가족의 부동산 보유 실태를 분석하고 투기혐의자에 대해서는 금융거래 추적 조사를 포함한 자금출처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분양권을 1년 안에 전매하면 실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전매차익의 55%를 양도소득세로 걷고 양도세 탈루 혐의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투기 단속 의지를 밝히는 가운데도 경기 부천시의 ‘위브더스테이트’에서 시작된 아파텔 청약 열풍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브더스테이트의 시행사인 더피앤피에 따르면 19일부터 3일 동안 청약을 접수한 결과 16만6000명의 청약자와 2조6800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전체 분양분 1965가구 가운데 △주상복합아파트 225가구의 청약률은 306 대 1 △아파텔 1740실은 56 대 1로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 4군(47∼53평형대)은 411 대 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주택업계에서는 위브더스테이트의 청약자 가운데 80% 이상이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단기 투자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동시에 견본주택을 개관한 서울 종로구 청진동의 ‘르 메이에르 종로타운’과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의 ‘아크로타워’에도 21, 22일 이틀 동안 1만∼2만여명의 내방객이 몰렸다.
유니에셋 김광석 팀장은 “투기과열지구인 수도권에서 3월 말 일반아파트에 이어 주상복합아파트까지 전매가 제한되자 무제한 전매가 가능한 아파텔로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상황에 따라 규제를 풀고 조여 부동산 투기를 다스리겠다는 것 자체가 편의적인 발상이며 아무리 규제를 해도 틈새는 있기 마련”이라며 “부동자금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르게 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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