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명퇴 ‘눈물’ 딛고 3년 연속 ‘보험왕’ 차지한 장순애씨

  • 입력 2004년 4월 22일 18시 43분


“남대문시장 상인 여러분은 저에게 오세요. 모두 부자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보험왕’을 차지한 대한생명 종로지점 장순애(張順愛·47) 팀장의 약속이다. 그는 남대문 새벽시장 상인들에게 목돈 마련을 위한 설계를 해주고 있다.

“준비된 퇴직금이 없는 상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노후 생활이에요. 특히 요즘같이 재래시장 경기가 불황일 때는 더욱 그렇지요.”

장 팀장은 고객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어가며 고객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연구한다. 꼭 보험상품을 사주지 않아도 좋다. 은행 금리가 다소 높은 상품이 있으면 은행상품을 소개해 주고 부동산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알짜 부동산 정보도 귀띔해 준다.

이처럼 다방면의 재무컨설팅이 가능할 수 있는 데에는 과거 21년간의 은행원 생활이 밑바탕이 됐다.

1998년 외환위기로 은행을 떠나 보험업계로 옮겨야 했던 장 팀장은 “은행원으로서 장기간 익힌 재테크 감각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설계사가 단지 보험을 판매하는 직업이라고만 생각하면 본인도 피곤하다”면서 “잠재고객들이 가려워하는 데를 긁어주다 보면 그들이 어느덧 나의 고객이 돼 있다”고 말했다.

장 팀장이 지난 한 해 동안 유치한 계약건수는 모두 200여건. 매출액으로 따지면 50억원이 넘는다.

보험생활 6년 동안 유치한 고객 수도 700명을 넘어섰다. 그가 지난해 받은 연봉도 일반 설계사의 10배가 넘는 4억7000만원에 육박한다.

화려한 성공에는 반드시 남다른 노력이 있기 마련이다. 그는 매일 오전 1시면 어김없이 남대문시장으로 출근한다. 동틀 무렵인 오전 6시까지 아동복 상가와 수입 상가를 돌며 100명이 넘는 사람을 만나 함께 호흡을 나눈다. 상인들이 잠깐 잠깐 털어놓는 이야기들을 꼼꼼히 기억해두는 것도 필수. 나중에 재무컨설팅을 위한 중요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보다 더 부지런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그는 “남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에 1건의 계약을 올리는 것은 마치 펄떡이는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느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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