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규격 韓-美 ‘위피’ 합의

  • 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44분


국내 무선인터넷 단말기의 기본 규격을 놓고 다투던 한국과 미국이 타협점을 찾았다.

정보통신부는 21,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통신전문가회의에서 한국이 자체 개발한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를 한국시장에서 판매되는 무선인터넷 단말기의 기본 규격으로 한다는 데 전격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휴대전화와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단말기에서 게임이나 인터넷 메일 등이 쉽게 작동하도록 해 주는 일종의 기본 프로그램이다.

위피는 휴대전화기나 서비스 업체에 관계없이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호환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장비·콘텐츠 제공 업체들이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에 참여해 만들었다.

미국은 퀄컴사가 개발한 ‘브루(BREW)’를 사실상 지원했다.

그러나 양국은 위피를 기본 규격으로 하더라도 브루 등 다른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강제로 퇴출시키지 않고 위피가 내장된 단말기에서 함께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위피 이외의 플랫폼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던 입장에서, 미국은 국가가 나서 특정 규격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태도에서 각각 한발 물러서 합의가 도출됐다.

정통부는 “모든 콘텐츠가 위피 규격에 맞춰 개발되면 위피와 브루가 상호 공존하는 과도기를 마감하고 위피 중심의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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