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는 21,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통신전문가회의에서 한국이 자체 개발한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를 한국시장에서 판매되는 무선인터넷 단말기의 기본 규격으로 한다는 데 전격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휴대전화와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단말기에서 게임이나 인터넷 메일 등이 쉽게 작동하도록 해 주는 일종의 기본 프로그램이다.
위피는 휴대전화기나 서비스 업체에 관계없이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호환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장비·콘텐츠 제공 업체들이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에 참여해 만들었다.
미국은 퀄컴사가 개발한 ‘브루(BREW)’를 사실상 지원했다.
그러나 양국은 위피를 기본 규격으로 하더라도 브루 등 다른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강제로 퇴출시키지 않고 위피가 내장된 단말기에서 함께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위피 이외의 플랫폼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던 입장에서, 미국은 국가가 나서 특정 규격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태도에서 각각 한발 물러서 합의가 도출됐다.
정통부는 “모든 콘텐츠가 위피 규격에 맞춰 개발되면 위피와 브루가 상호 공존하는 과도기를 마감하고 위피 중심의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