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얼어붙었다

  • 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44분


주상복합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일명 아파텔)이 청약 과열을 빚는 가운데 일반 아파트분양에서는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분양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실수요자 위주의 일반 아파트에 대한 정부 규제가 심해지자 전매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 시중 자금이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19∼22일 청약접수를 받은 인천 2차 동시분양 최종 집계결과 분양아파트 4개 단지 565가구의 절반이 넘는 365가구가 미분양됐다.

특히 집 없는 서민에게 청약 기회를 넓혀 준다는 취지로 마련된 무주택 우선공급에는 6명만이 청약했고 4개 단지 중 3개 단지에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전국에서 아파트 분양이 가장 잘되는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에서도 올해 들어 미분양 사태가 속출했다. △2월에 실시된 1차 동시분양에서는 총 591가구 가운데 121가구 △3월의 2차 동시분양에서 804가구 가운데 122가구 △4월의 3차 동시분양에서 2197가구 가운데 54가구가 각각 미달됐다.

또 비교적 양호한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용인시에서 유명 건설업체인 L건설사가 이달 초 분양한 아파트 502가구에도 마지막 3순위까지 264명만 청약해 절반 가까이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 같은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는 고속철 개통과 신행정수도 건설로 주목받는 충청권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분양권 전매 규제가 없는 주상복합아파트나 아파텔에는 시중 부동(浮動)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경기 부천시 중동의 아파텔 및 아파트 ‘위브 더 스테이트’의 청약에는 19일부터 사흘간 16만6000명의 청약자와 2조68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전체 분양분 1965가구 가운데 주상복합아파트 225가구의 청약률은 306 대 1, 아파텔 1740실은 56 대 1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 24일 분양된 서울 용산구 ‘시티파크’에는 총 24만9538명이 청약 접수해 청약증거금만 6조9192억원에 달했다.

주택업계에서는 시티파크나 위브 더 스테이트의 청약자 가운데 80% 이상이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단기 투자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팀장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자금이 정부 규제가 덜해 비교적 현금화하기 쉬운 투자용 부동산 틈새상품에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및 인천 아파트 동시분양 미달 현황
동시분양분양일총분양
가구수
미달
가구수
서울 1차2월 5∼11일591121
2차3월 4∼10일804122
3차4월 7∼13일219754
인천 1차2월 24∼27일491254
2차4월 19∼22일565365
자료:스피드뱅크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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