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여성잡지인 ‘세븐틴’이 여론조사기관인 시노모니터 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베이징과 상하이의 18∼22세 대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매월 500위안(약 7만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이징 거주자 평균수입의 절반에 이르는 액수. 이들이 어느 브랜드를 선호하는지는 글로벌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다.
해외의 유명 브랜드들이 이들의 선호 리스트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유명 메이커가 좋아요”=26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이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대학생의 33%가량이 가장 ‘쿨(cool)’한 브랜드로 나이키를 꼽았다. 소니와 아디다스는 각각 15%의 응답률로 2위를 차지했다.
베이징에 사는 대학원생 파니 야오(23·여)는 프랑스 브랜드인 랑콤과 비오템 화장품을 사는 데 작년 한 해 동안 3000위안(약 42만원)을 쓴 ‘큰손’ 소비자. 이는 전체 지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편 설문 조사 응답자의 49%는 “이제는 중국에도 쿨한 브랜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1998년 설문조사 당시에는 ‘선호하는 중국 브랜드가 있다’고 대답한 젊은이가 거의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가장 쿨하다고 생각하는 도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상하이가 미국 뉴욕을 바짝 따라잡으면서 2위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밀라노는 3위로 밀렸다.
▽중국, 브랜드 기업 육성에 박차=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 컴퓨터 업체 렌샹의 새로운 브랜드인 레노보(Lenovo),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리닝(Li-Ning) 등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주역들이다.
맥주 브랜드인 ‘칭다오’의 경우 국내의 소규모 맥주 회사들을 잇달아 인수합병하면서 인지도를 높여나가는 상태.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자국 기업들이 머지않아 글로벌 수준의 슈퍼 브랜드를 키워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자체 브랜드 없이 해외 수주 물량을 싼값에 대량 생산한다는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중국 브랜드의 홍보 무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중국 정부가 브랜드 육성 노력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런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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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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