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위험이 있을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충돌 경감 브레이크 시스템(CMS)’을 장착한 혼다 어코드에 올랐다.
시동을 걸자 장애물을 오른쪽에 매단 또 다른 차가 앞질러 출발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장애물을 향해 돌진해 보십시오. CMS가 작동하고 있으니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됩니다.”
보조석에 함께 타고 있던 연구원이 속도를 내라고 말했다.
장애물에 충돌하기 50m 전 경고음이 울렸다. 앞차와의 간격을 살피라는 신호였다. 그래도 속도를 줄이지 않자 30m 전 안전벨트가 세게 몸을 조여 위험을 알렸다. 장애물과의 충돌을 1∼2m 정도 남기고 차는 급히 멈췄다. 브레이크에 발을 대지 않은 상태였다.
또 다른 첨단 안전장치인 차로유지시스템도 체험했다. 이는 차로의 경계를 인식해 운전자가 주행 중인 차로를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핸들을 조절해 차로를 따라가도록 돕는 장치. CMS와 차로유지시스템은 2002년부터 일본에서 판매되는 ‘인스파이어’에 기본 품목으로 탑재됐다.
다른 자동차회사들도 첨단 안전장치를 상용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부터 차량 충돌 예방 장치인 ‘프리 세이프(Pre-safe)’를 ‘S클래스’ 모든 모델에 탑재하고 있다. ‘프리 세이프’는 충돌이 예상될 때 등받이와 앞뒤 좌석 받침을 똑바로 세워 몸을 긴장된 상태로 만들어 준다. 또 에어백 등 자동차 내 안전장치가 운전자를 최대한 보호하도록 운전대와 좌석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볼보는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C90’에 전복 방지시스템을 장착했다. 이 시스템은 위험 상황에서 브레이크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해 차량이 전복되지 않게 한다.
GM 캐딜락 ‘드빌’에는 어두운 길에서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물체를 적외선으로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나이트 비전’이 장착됐다.
급브레이크를 밟기 전 안전벨트가 강하게 상체를 조여 몸을 고정시키는 기능은 최근 국내외 자동차에도 적용되고 있다.
혼다 기술연구소 요시다 히로시 기술정보실장은 “21세기 자동차 안전기술은 나와 내 차뿐 아니라 상대방까지 보호할 수 있는 ‘사고 방지’를 목표로 발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치기(일본)=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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