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더 여사는 10년 전 경영 일선에서 은퇴했지만 1998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천재 경영인 20명’에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그는 사업비결을 말하는 자리에서 “하루라도 세일즈를 하지 않는 날이 없었다. 내가 믿는 것을 팔았으며 팔더라도 아주 열심히 팔았다”고 말했다.
에스티 로더사는 작년 매출 47억달러로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349위에 올라 있다. 로더 여사는 1946년 남편 조지프 로더와 함께 에스티 로더사를 세웠으며 그 뒤 도너 캐런 화장품, 타미 힐피거 미용용품, 아라미스 등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1930년대에 화학자인 삼촌 존 쇼츠가 만든 화장품을 미장원이나 호텔에 팔러 다니면서 화장품 판매에 눈뜬 로더 여사는 자신의 집에서 만든 화장품으로 1948년 뉴욕 삭스핍스애비뉴를 시작으로 블루밍데일, 니먼마커스, 런던의 해로즈,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등 고급백화점에 판로를 뚫었다. 로더 여사는 업계 최초로 무료샘플을 나눠주는 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로더 부부는 뉴욕의 메모리얼 슬로안 케터링 병원 등에 큰 기부를 해 왔으며 두 아들의 재산은 51억달러로 둘 다 ‘세계 300대 거부’에 올라 있다.
그는 생전에 “아름다움은 태도에서 나온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못생긴 여성은 없다. 신부는 왜 모두 아름다운가. 결혼식날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용모에 신경을 쓰지 않거나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는 여성만이 흉하게 보인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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