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옥션도 마찬가지. 1999년 이후 품목별 거래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온 컴퓨터가 올 1·4분기엔 3위로 밀려났고 대신 의류가 1위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3월까지 거래된 의류는 210만벌로 1일 평균 2만3000벌, 1분에 16벌씩 팔려나갔다.
여성이 인터넷쇼핑몰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온라인 시장의 ‘지도(地圖)’가 달라지고 있다. 국내에 인터넷이 보급되던 초기에는 주 이용자가 남성이었지만 최근 여성으로 바뀌면서 여심(女心)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쇼핑몰도 여성들 세상=최근 몇 년간 인터넷쇼핑몰 성장 속도보다 여성의 비중 증가가 빨랐다.
인터파크의 여성회원은 1999년 22%에서 지난해 52%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옥션과 한솔CS클럽도 각각 19.4%에서 44%, 35%에서 54%로 늘었다.
인터파크 남창임 대리는 “남성들이 먼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쇼핑몰의 고객이 됐다”며 “몇 년 새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공동구매 등의 붐이 일면서 잡화 패션 등이 온라인쇼핑의 주요 품목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품목도 여성들의 관심 분야인 의류, 잡화, 화장품, 아동용품 등이 차지하게 됐다. 특히 의류는 인터넷에서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급부상했다.
▽여심을 잡아라=업체들도 여성의 관심을 끌 만한 상품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2002년 4월에 비해 올 4월에는 제품 가짓수가 패션 3배, 화장품 2배, 가정용품은 2.5배로 늘어났다. 지난해엔 업계 처음으로 ‘화장품 무료 배송’을 시작했다.
LG이숍은 최근 국내 화장품 8000여개의 가격을 최고 70%까지 내렸으며 롯데닷컴은 화장품을 사는 여성회원만을 위해 적립금과는 별도로 ‘뷰티 마일리지’를 운영해 향수 헤어케어 이용권 등을 준다. 다음 달 결혼시즌을 맞아 여성 고객에겐 절반 가격에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한솔CS클럽은 지난 달에 천연화장품 전문매장과 여성 속옷 특별할인전을 열었다. 옥션 배동철 이사는 “시간을 적게 들이면서 싸게 구입하기를 원하는 여성 고객이 늘어나면서 인터넷에서의 여성 파워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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