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지하철公 사장 선임 진통

  • 입력 2004년 4월 27일 21시 50분


대구시가 공석이 된 지하철공사 사장에 대구지하철 건설본부장을 내정하자 지하철공사 노조가 공기업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훼손된다며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동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26일 사임한 지하철공사 이훈(李薰) 사장 후임에 손동식(孫東植) 대구지하철 건설본부장을 내정했다.

손 본부장은 파견근무 형태로 지하철공사 사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지하철공사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 전 사장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지하철공사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도 없이 전직 고위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발생 직후인 지난해 5월 사장에 취임했다”면서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임기 3년 중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사임한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또 “이번 사태는 대구시의 낙하산식 인사가 빚은 필연적인 결과”라며 “이번 기회에 공기업에 전문성이 없는 퇴직 공무원을 임명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지하철공사 직원과 노조, 시민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사장으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시의 경우 지하철공사와 시설관리공단이사장, 환경관리공단이사장, 도시개발공사 사장 등 공기업 대표직을 퇴직한 고위 공무원들이 모두 차지해 왔다.

이와 관련해 조해녕(曺海寧) 대구시장은 “지난해에도 공모를 통해 지하철공사 사장 적임자를 물색했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외부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내부에서 발탁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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