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망 ‘현장따로 전망따로’

  • 입력 2004년 4월 29일 17시 57분


소매판매가 부진하고 설비투자도 크게 줄어들면서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수주도 지난해 발표한 ‘10·29부동산대책’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3월 및 1·4분기(1∼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은 수출 호조로 전년 같은 달보다 11.6%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6.8%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1·4분기 전체로는 3.0% 줄었다.

도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가 늘어났다. 1·4분기로는 0.2%가 증가해 지난해 2·4분기(4∼6월)에 1.7% 감소를 기록한 뒤 3분기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반전됐으나 경기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장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대형할인점은 호조를 보였으나 백화점과 홈쇼핑 등이 부진해 3월에 3.5%가 감소했고 1·4분기로도 1.6%가 줄었다.

특히 백화점은 1년 전에 비해 16.5% 급감하면서 1998년 10월(―20.8%) 이후 5년5개월 만에 최대 하락세를 보였다.

6개월 뒤 건설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건설수주는 ‘10·29부동산대책’ 영향으로 3월에 3.2%가 줄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1·4분기로는 14.2%가 급감하면서 2001년 1·4분기(―15.4%)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앞으로 건설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1·4분기 산업생산은 반도체(58.2%), 영상음향통신(26.5%) 등 수출 주력품목이 고속성장하면서 11.0% 성장했다.

한편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전망한 5.5%보다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5.5%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반면 내수가 취약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선 결과와 관련해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 개혁정책을 추진할 바탕이 마련됐고, 당선자들의 성향이 외부의 우려와는 달리 중도 개혁 쪽이어서 정부 정책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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