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임송학(林松鶴·사진) 리서치센터장은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차이나 쇼크’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지난달 29일과 30일 중국 쇼크로 국내 주가가 연이틀 급락하자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임 센터장은 담담하게 주가 추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임 센터장은 작년 말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중 유일하게 ‘2004년 약세장’을 전망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종합주가지수 1,000시대’의 장밋빛 전망을 쏟아낼 때 임 센터장은 “중국 경기의 고성장 모멘텀이 꺾이면서 증시가 최하 600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
그러나 올해 들어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임 센터장의) 잘못된 예측으로 회사가 망신당했다”는 주변의 수군거림이 계속됐다. 비관적 전망에 따라 주식을 매매해 온 지점 영업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최근 들어 이 같은 수군거림과 불만은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긴축’ 발언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기 때문.
임 센터장은 “시장의 단기적인 방향이 장기 전망과 다를 때가 제일 괴롭다”며 “그동안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니었는지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연초에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이어지자 “상반기 지수는 조금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며 살짝 전망을 선회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을 앞두고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중단기 모멘텀이 꺾이고 있어 올해에는 종합주가지수가 이전 고점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매년 2번씩 꾸준히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을 탐방해 온 임 센터장은 ‘중국 쇼크’가 터진 29일에도 중국에 머물고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는 아직 향후 경기 둔화 우려감이 심각하지 않다는 게 임 센터장의 분석. 부동산 철강 등 일부 산업분야만 과열상태를 보이고 있을 뿐 내수 과열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그는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에 나설 정도로 중국 경제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가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향후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임 센터장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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