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밥그릇도 못챙기는 한국

  • 입력 2004년 5월 2일 18시 16분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회원국 경제 지원을 위해 발주하는 각종 공사나 용역을 한국 기업들이 수주하는 비율이 한국이 ADB에 출자한 지분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이 ADB에 돈만 내고 ‘밥그릇’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ADB에 따르면 지난해 ADB가 63개 회원국들로부터 구매한 각종 설비와 자재, 서비스용역 35억달러 가운데 한국에서 조달한 금액은 4300만달러로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이 같은 조달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의 ADB 출자 비중 5.09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ADB가 회원국 경제 개발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63개 회원국들로부터만 구입토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셈.

2002년에도 ADB의 전체 조달액 44억6000만달러 중 한국에서 구매한 금액은 1억4000만달러로 3%에 그쳤다.

윤증현(尹增鉉) ADB 이사는 “국내 기업들이 국제기구가 발주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에 어둡고, 언어 등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져 수주가 부진한 것 같다”며 “국제기구와 거래를 하게 되면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수주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닐라=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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