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항상 따뜻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요즘처럼 살기 힘들어도 나를 반겨주고 힘과 용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영원한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가정은 늘 가까이 있어 물과 공기처럼 평소에는 그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혼 가출 폭력 등 변화가 생기면 가정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 이어 국가기념일인 ‘부부의 날’이 생겼다.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한 이유는 ‘둘(2)이 하나(1)되어 행복한 가정을 만들자’는 뜻에서다.
기념일 제정을 국회에 청원했던 부부의날위원회는 이날 남편은 빨간 장미를, 아내는 핑크색 장미를 선물하고 부부가 여행이나 공연 관람, 장점 칭찬하기, 역할 바꾸기, 부부 편지쓰기 등을 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5월에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 챙겨야 할 날이 많아 각 가정의 지출이 설이나 추석이 들지 않은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이렇다 보니 예상보다 많이 지출했다고 다투는 부부도 간혹 생긴다.
이 시점에서 가정의 현황을 파악해 보면 어떨까. 가족의 건강은 물론 행복 수준, 재산, 미래를 위한 대비 정도 등을 중간 점검해 보는 가정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두 형과 함께 창업한 ㈜대교 대표이사직을 그만둔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은 “가정도 기업처럼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경영하고 거름 주고 잡초를 뽑는 정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 코비 박사는 한편으로는 가정 경영의 이론가이다.
그는 “가정을 포함한 조직이 큰 실수를 하는 것은 리더가 구성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라며 “상대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라”고 말한다.
그가 강조하는 성공하는 삶의 7가지 습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효과적인 삶, 즉 다른 사람과의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본 원칙이라는 것.
그가 제시한 7가지 원칙은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끝(목표)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윈-윈을 생각하라, 먼저 이해하고 나중에 이해시켜라, 시너지효과를 내라, 끊임없이 쇄신하라 등이다.
가정을 경영하려면 먹고 사는 문제뿐 아니라 구성원의 만족 책임 등을 수행하는 능력, 이른바 경영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최근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기업가 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가정에 적용하면 무슨 의미가 될까. 아마 어려울 때 가정에 활력과 웃음이 넘치게 하려면 주어진 역할을 소극적으로 수행하는 단순 경영에서 벗어나 창업하는 자세로 가정을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김상철 경제부 차장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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