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화재사고 잇따르는데…브라운관 폭발 가능성 희박

최근 브라운관 TV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라 TV의 안전문제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TV가 오래되면 내부의 전선 피복이 낡아 벗겨지면서 누전과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김만건 사고조사팀장은 “10년 넘은 오래된 TV 내부에는 먼지가 많이 쌓이는데 합선으로 불꽃이 발생했을 때 이 먼지가 가연재 구실을 할 수 있다”며 “TV에서 고무 타는 냄새 등이 나면 즉시 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TV 위에 물이 담긴 꽃병이나 컵 등을 놓아두는 것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물기가 TV 내부로 들어갈 경우 바로 합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소비자는 브라운관이 자체 결함으로 터지는 것을 불안해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브라운관이 터지면서 불이 났다고 보도된 8일 경남 김해시 화재 사례의 경우 경찰의 1차 감식에서는 오래된 목조건물이었던 집 천장에서 먼저 불이 나 번진 것이라는 잠정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TV에서 불이 났는지를 밝히기 위해 정밀 감식을 하고 있지만 TV의 브라운관이 먼저 터졌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오전 발생한 충북 제천시 화재 사례에서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TV 뒷부분에서 불이 났다고 목격자가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TV 브라운관이 터지는 바람에 화재가 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팀장은 “TV 화재의 경우 대부분 제품 내부의 누전이나 합선에 의한 것”이라며 “불이 나면 먼저 차단기가 내려졌는지 확인한 후 물이나 소화기로 신속히 꺼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화재 사례와 관련된 TV는 구입한 지 4년(제천)과 9년(김해)된 제품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보호원 시험검사소 강무훈 팀장은 “오래된 제품이든 새것이든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은 항상 화재의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0년 대법원은 내구연한(5년)을 넘긴 TV라 할지라도 제조업자가 제품 결함 외에 다른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한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