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설립된 영화기업은 인천항과 평택항에서 출항하는 선박에 실린 각종 화물이 안전하게 도착지에 보내지도록 하는 화물고정업이 주 업종이다.
수출자동차 등 화물이 대형선박에 실린 뒤 높은 파도를 만나더라도 서로 부딪혀 손상을 입지 않도록 와이어 못 나무 등으로 고정하는 일을 주로 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희망자에 한해 퇴직금을 정산해줬다.
친구나 친인척 보증을 잘못 서서 신용카드 회사에서 빚 독촉을 하는 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본 이 회사 이엽 사장(75)이 결단을 내린 것.
“빚 독촉 전화를 받은 직원이 불안한 마음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요? 퇴직금을 정산받고도 빚을 갚지 못한 직원에게는 무이자로 3000만원씩을 더 빌려줬지요.”
이 사장은 고희를 넘긴 나이지만 현장을 챙기는 일에 소홀함이 없다.
통닭을 사들고 야간작업을 하는 직원들을 수시로 찾아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곤 한다.
“현장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사장이 직원을 위해서 할 일이 생기지요.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경영이익을 나눠 직원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는 납품업체에 단 한번도 어음을 준 적이 없다. 자신이 일을 받은 업체로부터 5∼7개월의 어음을 받지만 ‘힘없는 하청업체에 신용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현금으로 대금을 치르고 있다.
매년 인천 해사고등학교 학생 20∼30여명에게 ‘사회경험’을 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4만원씩 현장실습 비용을 주고 학생들을 데려와 ‘사회생활이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리고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도 알선한다.
명절 때면 신문배달부, 구두닦이 수십 명을 불러 모아 선물과 금일봉을 전달하고 직원들과 함께 보육원, 양로원을 찾아 위문하는 것도 연례행사.
이 회사는 해양오염 방제 분야에서도 탁월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1976년 인천 동구 만석동 H상사에서 발생한 해양기름 유출사고와 96년 전북 군산 앞바다 아포스트로스호(9880t급) 기름 유출사고 등 30여 차례에 해양오염 사고 때 신속하게 오일펜스를 설치해 바다 오염을 막기도 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