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기록의 왕(王)’입니다. 이분은 최근 자신이 기록한 것을 2122쪽 분량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이름 하여 ‘인생이력사, 66년간의 기록’입니다. 비매품으로 몇백권 만 찍었는데 이것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입니다. 영어로 번역해서 기네스북에 올리면 틀림없이 채택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초등학생 시절인 13세 때부터 읽은 책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기록항목이 무려 351가지로 늘었습니다. 자연, 역사, 가정, 학문, 생활, 재정 등이 큰 분류이고 이를 다시 세분한 것이 그만큼입니다.
내용을 잠시 보겠습니다. 김 위원장이 매일 걸은 걸음을 보행기로 체크해 기록한 결과 2002년 1월에는 모두 18만5118걸음을 걸었답니다. 또 그해 담배는 486갑을 피웠고, 그동안 피운 담배를 모두 합하면 정확히 1만8056갑 5개피라는군요. 2002년에 소주는 52병, 민속주 2병, 맥주 15병, 양주 30병을 마셨답니다.
골프기록도 있습니다. ‘999번째 2001년 5월 24일 목 7시30분, 맑음, 뉴서울, 참석자 10명, 스폰서는 ○○○(실명), 동행자는 ×××, △△△(모두 나열), 18홀, 92타점, 풍수회’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 자신이 그동안 읽은 책, 들은 노래, 관람한 영화가 날짜별로 기록돼 있습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최초 발생일에 관한 것입니다. 처음 만화책을 본 날, 바나나를 먹어본 날에서부터 구두를 신어본 날, 노래방에서 만점을 기록한 날도 있습니다. 1999년 1월 17일 노래방 만점 기록을 세우셨군요.
제자인 건설산업연구원의 백성준 박사는 김 위원장에 대해 “기록습관만 보면 너무 꼼꼼해 접근하기 힘들 것 같지만 아주 편하신 분”이라고 말합니다.
김광현 경제부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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