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불가사리’ 태안농가 퇴비활용 각광

  • 입력 2004년 5월 26일 23시 35분


조개류 등을 먹어치워 ‘바다의 해적’이라고 불리지만 활용도가 없어 백해무익하다고 알려져 있는 불가사리가 농가들 사이에서 퇴비로 각광받고 있다.

26일 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충남 태안지역 농가들 사이에서 불가사리로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 농작물 재배에 활용하는 방법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불가사리 퇴비화는 2002년 원북면 반계리 농민이 인근 근흥면 도황리 어민으로부터 불가사리를 제공받아 왕겨와 ‘5대 5’ 또는 ‘3대 7’ 등의 비율로 섞은 뒤 야적장에서 6개월가량 발효시켜 마늘밭 등에 비료로 활용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실험 결과 대표적인 유기질 비료인 돼지나 닭의 분뇨를 사용했을 때보다 작물의 성장 속도가 빨랐을 뿐만 아니라 생산량도 1.5배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보였다.

고남면 고남리 어민들의 모임인 영목자율관리공동체는 불가사리 퇴비화가 점차 확산되자 아예 올부터 이를 소득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마을 주변에 불가사리 발효용 하우스를 짓고 있다. 불가사리는 발효시킬 때 악취가 심하기 때문에 하우스 등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민원이 적지 않다.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은 그렇지 않아도 불가사리가 수산자원을 감소시켜 고심해왔는데 잘됐다는 반응.

김재동 지도계획계장은 “불가사리 때문에 어획량이 줄고 있는데도 어민들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다 처리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그물에 걸려나오면 도로 바다에 놔주곤 했다”며 “불가사리 퇴비화가 성공적일 경우 이를 사업화하는 어민단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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