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다이아몬드와 전력케이블선 제조 중심의 일진그룹이 환골탈태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 사업부문의 이익률이 떨어지자 5년, 10년 후 먹고 살 것을 찾기 위해 ‘시장이 성장하지만 확실한 우위를 지닌 경쟁자가 적은 산업’에 진출한 것.
창업자인 허진규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성과를 평가할 때 인재 양성과 신규사업 발굴에 30%의 비중을 둔다.
허 회장은 “기존 사업과 신규사업의 적정비율을 6 대 4로 본다”며 “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진전기, 매연저감(低減)장치에 도전=일진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일진전기는 작년까지 일진산전(전력케이블) ㈜일진(통신선) 등 2개 회사를 흡수 합병했다.
중복사업을 정리하고 각사의 장점을 한 곳에 모아 ‘종합 중전기회사’로 변신하기 위한 것.
전력선 시장은 연간 4∼5% 성장하지만 통신선 시장은 정보기술(IT)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한 편이다. 따라서 일진전기는 전력사업 경험을 살려 에너지 환경사업에 진출했다.
첫 사업은 매연저감장치.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가 싼 경유차량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일진은 정부의 환경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진전기는 2년 전부터 매연저감장치 개발에 착수해 2월 시제품을 완성했다.
일진그룹 조진수 경영기획실장은 “올해 자동차회사 납품액은 30억원에 불과하지만 2005년 400억원, 2006년 이후 매년 700억∼15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진다이아몬드, 첨단 IT기업으로 변신=일진다이아몬드는 세계 공업용 다이아몬드시장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1998년 초기에는 경상이익이 매출액의 30∼40%나 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었지만 후발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상이익률이 10% 이내로 떨어졌다. 아직 돈을 버는 아이템이지만 성장의 한계가 드러난 것.
일진다이아몬드는 대형 프로젝션TV에 들어가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새 성장동력으로 정했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쟁업체가 일본의 세이코-엡손과 소니밖에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일진다이아몬드는 2000년 연구개발(R&D)을 시작했고 2002년 12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완공했다.
조 실장은 “현재 한국 중국 대만의 가전업체와 납품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무차입 경영에 도전=일진그룹은 올해 안에 서울 마포구에 있는 본사 건물을 팔 계획이다.
LCD 패널공장 등을 설립하면서 그룹 부채비율이 100% 수준에서 128%까지 높아지자 허 회장은 “불필요한 이자 비용을 줄여라”고 지시했다.
일진그룹은 올해 천안공장 부지와 보유 중인 유가증권 등을 모두 팔고 영업이익을 내 2007년부터 무차입경영을 실천할 방침이다.
![]() |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