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자산주 ‘안개場’ 등불로 반짝

  • 입력 2004년 6월 1일 18시 07분


신개념의 자산주(資産株)가 ‘안개장세’의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알짜 부동산’이 많으면 자산주로 분류됐으나 요즘에는 지주회사 출범과 기업 인수합병(M&A)이 잇따르면서 ‘보유주식 가치’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주회사의 경우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한몫을 하고 있다.

▽외국인의 관심도 높다=신(新)자산주의 대표주자인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은 지난달 28일 현재 작년 말에 비해 8%가량 증가했다. 외국인들은 ㈜LG(LG전자 LG화학 등 보유)와 한화(한화석유화학 대한생명 등 보유)에 대해서도 같은 기간에 지분을 각각 10% 가까이 높였다.

주가도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삼성물산의 경우 반등 국면에 들어선 지난달 17일 이후 28일까지 26%가량 올랐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11.3%)을 크게 웃돌았다. ㈜LG와 한화도 같은 기간에 각각 23%, 36%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기업의 수익성으로 신자산주의 주가상승을 설명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삼성물산의 영업이익률(2003년 실적 기준)은 2.8%로 수익성이 저조한 편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3.4%) 취득가액은 3469억원으로 삼성전자 주가 52만원(5월 28일 기준)을 기준으로 할 때 평가차액만 무려 2조7000억여원에 이른다. 이런 매력적인 자산가치에서 삼성물산의 주가상승 요인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불안할 때는 가치주에 주목=미국 금리인상 임박, 중동정세 불안, 고(高)유가 등의 악재로 시장은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시장상황이 모호할 때는 기업이 보유한 유가증권 등 기업가치에 주목하는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즉 기업의 미래 성장성보다는 ‘눈에 보이는’ 순자산가치에 프리미엄을 더 주라는 것.

그는 또 “대외여건은 어렵지만 자(子)회사의 올해 실적 모멘텀이 살아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덧붙였다. 한화증권은 이와 관련해 한화석유화학 삼양사 삼성물산 태영 SK INI스틸 한진 LG상사 LG건설 등을 신자산주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이들 종목은 보유 기업들의 지분가치가 더 높거나 엇비슷한 종목들이다.▼표 참조]

보유 유가증권 액수가 큰 기업들
회사시가총액
(원)
보유 유가증권 액수(원)PBR
(배)
한화석유화학6720억1조4054억0.5
삼양사1920억3721억0.2
삼성물산2조3130억3조5553억0.5
태영2750억3430억0.6
SK6조4110억7조4076억1.1
INI스틸8630억7923억0.5
한진1100억932억0.3
LG상사5470억4067억0.7
LG건설9280억5555억0.7
LG화학2조8340억1조4868억1.4
5월 28일 종가 기준. PBR는 주가 순자산비율. 자료:한화증권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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