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국경제연구소 “한국경제 보는 시각에 심각한 이견”

  • 입력 2004년 6월 1일 18시 19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소는 1일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에 심각한 이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소 제임스 리스터 연구원은 이날 ‘한국경제, 위험에 직면했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를 전망할 때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최근 아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계소비가 조만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지, 중국경제 유가 미국금리 등 3대 악재가 한국 수출과 내수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특히 갈린다고 분석했다.

▽한국정부와 외국기관 ‘이례적 동맹’=보고서는 한국정부와 국제기구, 외국투자은행이 ‘이례적 동맹관계’를 형성해 긍정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중국의 성장 조절책이 한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5.5% 성장이 가능하고 한국경제가 곧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그동안 민간소비를 억누르던 가계 빚 부담이 거의 극복되었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은 “한국정부에 개선을 요청할 만한 게 없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한국이 6.3%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민간 중심의 비관론=삼성경제연구소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심각하고 수출 증가가 국내 수요 확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앤디 시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 특히 고유가로 인한 타격이 심각하다”며 “유가 상승에 따른 한국의 피해는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하는 세금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서울대 정운찬 총장이 “한국경제가 경기침체→가계 빚 확대→국내소비 위축이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한 강연 내용도 소개했다.

한국경제연구소는 1·4분기(1∼3월) GDP 성장률을 보면 부정적 시각이 좀 더 올바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대비 1·4분기 성장률은 5.3%로 작년 4·4분기(3.9%)보다 높았지만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0.8%가 개선된 데에 불과하다는 것.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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