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은행들은 부동산 관련 대출을 점차 줄여나가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잇달아 대책회의를 열어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은행 경영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흥은행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시세 하락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기존 대출을 회수하기는 힘들겠지만 신용도가 낮은 고객을 중심으로 신규대출을 줄여 현재 전체 대출 중에서 30%가량인 부동산 관련 대출을 조금씩 축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신규분양 건축물의 계약률이 20∼30%대로 떨어지는 등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개인뿐 아니라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토지매입비 등으로 대출해간 대규모 자금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크게 나빠지는데도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여전히 자금회수를 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고 있어 계약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인천, 서울 양천구 신월동 등 수도권 외곽의 빌라나 다세대 연립주택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를 집값의 40%로 낮췄기 때문에 집값이 절반 이하로 폭락하지 않는 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A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0.5% 정도의 안정세를 보이다가 작년 말 1.0%, 올해 5월 말 현재 1.5%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이자는 가장 우선적으로 갚는 게 일반적인데 주택담보대출 이자 연체가 늘고 있는 것은 심상치 않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위축된다면 올해 은행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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