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론 ‘1조’ 넘어섰다…판매 2개월여만에 안착

  • 입력 2004년 6월 6일 17시 46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이 판매 2개월여 만에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고객들의 인기를 얻자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인하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모기지론 출범 이후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주력 상품을 단기에서 장기대출로 전환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과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경쟁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경쟁적 인하=모기지론 출범 이후 각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3개월 연동기준)는 하락세가 뚜렷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금리가 6.57%였으나 모기지론 출범 직전인 △3월 24일 6.13% △5월 10일 5.95% △6월 2일 5.94% 등으로 떨어졌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말 6.66%였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최근 6.02%까지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정기예금증서(CD)금리가 3월 24일 이후 3개월 동안 안정세를 보이거나 올랐지만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떨어진 것.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은행의 마진을 더해 책정된다. 이는 은행들이 모기지론과 경쟁하기 위해 그만큼 마진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A은행 가계여신 담당 임원은 주택담보대출금리 인하에 대해 “모기지론의 영향을 받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력상품 단기에서 장기로=모기지론 출범 이후 각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주력 상품이 3년 만기 단기 상품에서 10년 이상 장기 상품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의 부동산 담보대출은 3년 동안 이자만 갚다가 만기에 일시 환급하는 단기 상품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모기지론 출범을 전후해 신한과 조흥은행이 ‘장기모기지론’을 내놓은 데 이어 △한미은행 굿뱅크 장기모기지론 △우리은행 옵션부 모기지론 등 10년 이상 장기 대출 상품이 줄을 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단기 대출은 장기 대출보다 금리 변동, 시중 유동성 악화 등 시장 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약점이 있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때처럼 시중 유동성이 급속히 악화되면 단기 대출을 받은 사람은 만기연장을 받지 못해 자금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 연구위원은 “단기대출에서 장기대출로의 전환은 은행 입장에서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입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다만 장기대출로의 전환이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자산유동화증권 등 장기채 시장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본인 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장기간(10년, 15년, 20년) 고정금리(최고 6.7%)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의 하나. 집값의 70%(최고 2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매월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야 한다.3월 25일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국민 우리 하나 외환 제일 기업은행과 농협 대한생명 삼성생명 등 9개 금융기관을 통해 판매한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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