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이 싸고 맛은 좋은 칠레산 와인=칠레산 와인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미국 등 종주국의 와인보다 값이 20∼30%가량 싸다. 앞으로 5년 동안 15%까지 관세가 떨어지게 돼있어 더욱 가격 경쟁력이 생길 전망이다. 아직 소비자 가격이 낮아지지는 않았다.
최근 무역협회에서 발표한 와인수입액 통계에 따르면 칠레산은 2002년 7위였다가 올 1월부터는 1위인 프랑스의 뒤를 이어 미국과 2위를 다투고 있다.
칠레 와인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 칠레는 역사적으로 프랑스의 포도 품종과 재배기술을 들여와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칠레 와인과 프랑스 와인은 맛이 다르다. 기후의 차이 때문. 보르도 와인은 탄닌이 많고 강한 느낌이지만 칠레 와인은 달고 촉촉하다.
대표적 칠레 와인으로는 켄달잭슨, 마르케스, 에스쿠도 로호(1만9000∼3만4000원선) 등이 있으며, 프리미엄급으로 몬테스알파(10만원대)가 있다.
유통가 행사도 많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와인숍 오픈을 기념해 11∼20일 칠레산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미국 등 세계 11개국의 유명 와인을 20∼4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지난달 개최한 칠레산 와인 페스티벌에서 매출이 평소의 4배로 늘기도 했다. 현대는 앞으로 칠레산 와인 품목을 30% 정도 늘릴 예정.
신세계백화점은 올 들어 20여종의 칠레산 와인을 추가해 총 70여종을 1만∼4만원대에 팔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와인숍 ‘에노테카’에서는 저가뿐만 아니라 10만원대의 고가 칠레와인도 꾸준히 팔리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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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도 높은 칠레산 포도=레드 글로브 품종의 적포도가 탐슨시들리스 품종의 청포도보다 10배 정도 많이 수입되고 있다.
칠레 포도가 인기를 끄는 것은 한국과 작황 시기가 다른 데다 당도가 높기 때문. 국내 포도 작황 시기는 6월 말∼9월 말인 데 비해 칠레 포도의 작황 시기는 3월 말∼6월 말, 길면 7월 중순까지다. 당도 높은 칠레산 포도가 시장에 풀리는 시기는 딸기가 끝물이 나오거나 수박, 오렌지, 밀감 등이 출시되는 시기라 맛에서 경쟁력이 있다. 장마 태풍 등으로 국산 포도 작황이 좋지 않을 때 수입량이 훨씬 늘어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청과매장에서는 국산 대표품종인 캠벨이 100g당 1500원에 팔리는 반면 레드 글로브가 550원에 팔린다. 신세계에서는 레드 글로브가 680원에, 갤러리아 압구정점은 450원이다.
▽인기 없는 칠레산 키위=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는 칠레산 키위(그린키위 품종)가 거의 유통되지 않는 편이다. 뉴질랜드산 키위가 꽉 잡고 있기 때문. 칠레산 키위는 개당 300원, 뉴질랜드산은 400원선으로 칠레산이 약간 싸지만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키위는 판매 두 달 전에 수확해 숙성 과정을 거쳐서 팔리는데 이 숙성기술에서 뉴질랜드산이 낫기 때문. 뉴질랜드 키위의 대표적 유통회사인 제스프리의 골드키위는 그린키위보다 더 달콤해 인기를 끌고 있다.
▽홍어와 삼겹살=칠레산 홍어는 수입산 홍어 가운데서도 육질이 좋은 편. 붉은 기운이 돌아 국산 홍어에 가장 가까운 편으로 값은 국산보다 20% 저렴하다. 보통 홍어는 선어 상태로 먹지 않으므로 조리법에 따라 맛이 달라져 국산과 칠레산의 맛의 차이는 별로 없는 편이다.
홈플러스에서는 칠레산 홍어회를 250g당 9500원에 판다. 이마트는 홍어를 400g당 1만2800원에 판다.
칠레 삼겹살은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보다는 동네 정육점이나 음식점, 베이컨 공장 등으로 들어간다. 국산 냉동 삼겹살이 1kg에 9000원선이라면 칠레산은 7000원대. 이 가격대는 FTA 이전보다 오히려 뛴 것이다. 최근 일본이 칠레산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면서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 칠레산 삼겹살의 맛은 국산 삼겹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이 밖에 호두, 냉동오징어, 냉동아귀, 냉동낙지 등이 수입되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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