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잘 먹고 잘 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껌 하나도 아무거나 씹지 않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몸에 좋다는 성분이 포함되지 않으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 제과업체들은 이른바 ‘웰빙’으로 기존 상품을 치장하는 데 분주하다.
▽껌을 씹으면 건강해진다?=오리온은 수용성 식이섬유인 레반(levan) 성분을 함유한 ‘미라인(美Line)’ 껌을 선보였다.
레반은 한국의 전통 음식인 청국장이나 마늘, 양파 등에서 발견되는 수용성 식이섬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최근 개발에 성공했다. 레반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장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 비만을 억제해 주는 효과가 있다. 항암 및 면역 증강 등의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리온은 “레반 성분을 함유한 미라인 껌을 씹는 것만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280개들이 한 상자에 5만6000원.
해태제과는 항스트레스 물질인 SPC-20를 함유한 ‘제로트레스’를 웰빙 제품으로 내세웠다. 한국스트레스임상연구회와 공동 실험 결과 이 껌을 씹은 일반인들의 불안 수치와 우울 수치가 각각 35%가량 감소했다는 것.
여기에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는 재스민향을 첨가해 아로마세러피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입도 즐겁고 몸도 가뿐하게=롯데제과는 국내산 검은깨, 참깨, 검은콩 등을 넣은 비스킷 ‘검은깨 하비스트’로 웰빙 스낵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비스트는 99년에 생산이 중단됐지만 건강지향적으로 업그레이드돼 재등장했다.
해태제과의 새우스낵 ‘굽스’는 꽃새우를 갈아넣은 반죽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구운 것이 특징. 칼로리는 다른 스낵보다 낮아 봉지당 135kcal 수준이다.
중소업체 삼아인터내셔날은 아예 생야채나 과일을 그대로 말려 가공한 ‘미래칩’ 스낵을 개발했다. 단감과 사과, 양파, 마늘, 당근 등 원재료의 모양이 살아 있는 제품들이다.
쥐눈이콩 같은 건강 식품은 아이스크림에도 파고들었다. ‘나뚜루 검은콩 검은깨’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속에 검은콩 농축액과 현미, 보리, 수수 등 오곡분말 등이 8% 이상 들어가 있다.
그 밖에 ‘검은 콩깨가 들어있는 생캔디’, ‘자일리톨 목캔디’ 등 사탕류도 웰빙 열풍에 동참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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