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작년까지 발행한 후순위채권을 사기 위해 은행 창구를 두드리는 고액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 후순위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은행이 거의 없는데다 설령 발행해도 예전처럼 높은 금리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 발행한 후순위채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후순위채권의 가장 큰 장점은 중도에 매입하더라도 잔여기간 고금리의 확정금리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 후순위채권 금리는 은행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2001∼2002년에 발행된 채권이 연 7%, 작년에 발행한 채권이 6%대이다.
3억원을 연 4%의 정기예금에 투자한다면 매월 세금을 제하고 83만원을 받지만 후순위채권(연 6%)에 투자한다면 매월 125만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후순위채권은 이자소득이 분리 과세되기 때문에 ‘절세(節稅)’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가 변경돼 10년 이상의 장기채권만 분리과세 대상이지만 작년 이전에 발행된 5년 이상 채권은 모두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 있다.
분리과세를 받으면 이자소득에 대해 최고세율(39.6%) 대신 33% 단일세율이 적용돼 고액자산가들은 돈도 벌고 이자도 덜 내는 셈이다.
하지만 후순위채권은 중도상환이 불가능하고 상장채권이 아니어서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없다. 때문에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은행이 매도자와 매수자를 1 대 1로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거래된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최근 은행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후순위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지만 매도 물량이 줄어 예전처럼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면서 “매입을 원할 경우에는 거래은행에 미리 예약을 해 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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