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대지수 다시 악화

  • 입력 2004년 6월 10일 15시 53분


총선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이던 소비 심리가 한 달 만에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매력이 있는 고소득층의 소비 심리가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내수(內需) 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통계청은 10일 내놓은 '5월 소비자 전망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 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94.8로 4월(99.9)에 비해 5.1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하락 폭은 지난해 3월(5.7포인트)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최대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100을 밑돌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 형편 등을 현재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가구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가구가 많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를 가리킨다.

올해 들어서는 1월(98.0)에 상승세를 탔다가 2월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해 3월에는 94.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4월에는 총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없어져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99.9까지 오르기도 했다.

소득 계층별로는 월 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기대 지수가 88.9로 전달(89.7)보다 소폭 떨어진 것을 비롯해 모든 계층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4월 106.7에서 5월에는 97.8로 곤두박질치면서 지난해 2월(97.1) 이후 소비심리가 가장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월 중 소비자 기대지수가 급격히 떨어진 것은 고유가와 '중국 쇼크',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악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6월에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생활 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70.7로 전달(74.9)에 비해 4.2 포인트나 떨어져 체감 경기가 계속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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