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만두장사들만 욕할 것인가

  • 입력 2004년 6월 10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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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을 분노로 몰아넣은 ‘쓰레기 만두’ 제작사가 밝혀졌다. 냉동만두 전문업체는 물론 대기업까지 포함돼 있어 충격이다.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따라 명단이 공개된 지금까지도 이들 업체에서 책임을 통감하는 도의적 태도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납품받지 않는다는 식의 변명뿐이다. 소비자가 기업의 명성을 믿어 안심하고 식품을 사먹었던 대기업도 마찬가지이니 도덕성과 윤리성이 의심스럽다. 일본에서 한국산 만두 수입을 금지시킬 만큼 이들 업체는 국제적 망신까지 불러왔다.

식품관련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은 소비자의 분노를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 먹는 것을 갖고 못된 짓을 하는 업체는 절대 용서해선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더는 피해 갈 수 없다. 식품판매 제조업체는 제품 하나하나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 영세업체이든 대기업이든 마찬가지다.

만두 파동을 일으킨 업체보다 심기일전해야 할 곳은 식품관련 행정 단속 감독을 맡는 정부기관이다. 쓰레기 만두소 제조업체를 세 번이나 적발하고도 행정처분만 내려 영업을 계속케 했던 지방자치단체, 지난해 냉동식품을 조사한 뒤 적합 판정을 내렸던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사범에 대해 가벼운 처벌을 내려온 검경과 법원, 모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문제가 된 만두소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반드시 경위를 따져 문책해야 할 것이다.

이번 쓰레기 만두 파동은 이 나라에서 식품관련 범죄를 뿌리 뽑을 획기적 전기(轉機)가 되어야 한다. 처벌을 강화하고 법을 정비한 이후에도 집행을 소홀히 해서 또 다른 식품관련 범죄를 낳는다면 이 정부의 역량과 도덕성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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