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 심창구(沈昌求) 청장은 10일 서울 은평구 식약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3년 이후 12곳과 1999∼2002년 6곳 등 모두 18개 업체가 불량 만두를 만든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들 업체의 실명을 공개했다.
또 식약청은 이들 18개 업체 이외에도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회사 문을 닫고 업주가 잠적한 원일식품 제품을 모두 회수해 폐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 제품은 경찰 수사를 근거로 추정할 때 불량 만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식약청 발표 내용=식약청은 경찰에 적발된 25개 업체 가운데 16개 업체가 불량 만두를 만든 것을 확인했으며 기린식품과 모닝웰(옛 제일냉동식품) 등 2개 업체를 독자적으로 적발했다. 모닝웰은 CJ그룹의 냉동식품 전문 계열사로 현재 ‘백설’이라는 브랜드로 만두 동그랑땡 너비아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식약청은 적발한 업체 가운데 진영식품 삼립식품 고향냉동식품 등 3개사로부터 불량 만두 재고분 2만515kg을 압수했다. 이들 업체는 5만4330kg을 스스로 회수해 폐기했다.
또 식약청은 아직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불량만두의 상품명을 밝히고 이들 제품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만들어진 불량 만두는 대부분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제품이 다 팔려나가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또 1999∼2002년에 만들어진 불량 만두는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한편 실명이 공개된 기업 가운데 일부는 문제가 된 만두소 납품업체인 으뜸식품과의 거래 사실을 부인하거나 불량 재료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식약청은 경찰이 적발했지만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업체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소비자 반응=대한주부클럽연합회 소비자보호부 이지현 부장은 “소비자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주지 말고 유통된 매장과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혀라”고 요구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광모 회장은 “업체들이 불량 재료라는 걸 모른 채 납품받았다고 발뺌할 수 없도록 법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부 명연순씨(45·서울 동대문구 회기동)는 “정부는 해당업체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소비자는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도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일부 네티즌은 “불량제품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정부가 더 문제”라며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불량만두·쓰레기만두·불량식품 근절 운동본부’(cafe.naver.com/ffoods) 등 관련 인터넷 카페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불량 만두소 사용 업체 명단과 해명 | 2003년 이후 불량 만두소 사용 업체 |
업체 | 해명 |
소디프이엔티(에이콤) | ―으뜸식품 만두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식품의약품안전청 대행기관)에서 적합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함 |
참좋은식품 | ―으뜸식품이 여러 곳에 납품을 했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적합판정을 받은 증명서를 보내 와 거래를 한 것임 이 만두는 4월 이후 전량 회수해 폐기 처분 |
기린식품 | 본보가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음. |
비젼푸드 | |
진영식품 서울공장 | |
진영식품 파주공장 | |
삼립식품 | |
천일식품제조 | |
우리맛식품 | |
신한식품 | |
우정식품(만발식품) | |
고향냉동식품 | |
1999∼2002년 불량 만두소 사용 업체 | |
도투락물산 | ―2002년 5월까지 으뜸식품에서 단무지를 제공받아 제품 생산. 당시 납품받은 단무지는 공인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적합판정을 받았고, 입고할 때 품질검수 규격에 합격한 것만을 사용 |
금홍식품 | ―으뜸식품과 통단무지를 거래한 것은 사실이나 통단무지를 회사로 갖고 와 자체 시설에서 분쇄하고 가공했음. 모두 위생적으로 처리해 아무 문제 없음 |
샤니 | ―식약청이 문제 삼은 1999년 이후 지금까지 으뜸식품과 거래 없음 |
모닝웰(옛 제일냉동식품) | ―1999년 8∼12월 으뜸식품에서 재료를 공급받았으나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 2000년 1월부터 재료에서 뺐음. 2002년 5월부터 OEM업체에 으뜸식품이 아닌 다른 곳으로 재료 공급 업체를 바꾸도록 함 |
삼전식품 | ―관할 관청에서 허가된 회사에 허가된 제품이라고 명기된 제품을 정상적으로 구입했다. 명단이 공개돼 생산을 중단하고 출고된 모든 제품의 반품을 요구하고 있다 |
옥마물산 | ―으뜸식품 절임생무 샘플이 좋아보여 몇 개월 사용하다 그 후 제품색상에 이상이 생겨 사용하지 않고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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