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이어 라면수프… 불량식품의 끝은…

  • 입력 2004년 6월 10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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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시민단체인 서울환경연합 회원 20여명이 서울 은평구 식품의약품안전청 정문 앞에서 ‘불량 만두 규탄 집회’를 갖고 냉동 만두를 짓밟고 있다.-김동주기자
10일 오전 시민단체인 서울환경연합 회원 20여명이 서울 은평구 식품의약품안전청 정문 앞에서 ‘불량 만두 규탄 집회’를 갖고 냉동 만두를 짓밟고 있다.-김동주기자
쓰레기 수준의 자투리 무로 만든 만두소를 납품받아 만두를 생산했던 업체 18곳의 명단이 공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심창구(沈昌求) 청장은 10일 서울 은평구 식약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3년 이후 12곳과 1999∼2002년 6곳 등 모두 18개 업체가 불량 만두를 만든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들 업체의 실명을 공개했다.

또 식약청은 이들 18개 업체 이외에도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회사 문을 닫고 업주가 잠적한 원일식품 제품을 모두 회수해 폐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 제품은 경찰 수사를 근거로 추정할 때 불량 만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식약청 발표 내용=식약청은 경찰에 적발된 25개 업체 가운데 16개 업체가 불량 만두를 만든 것을 확인했으며 기린식품과 모닝웰(옛 제일냉동식품) 등 2개 업체를 독자적으로 적발했다. 모닝웰은 CJ그룹의 냉동식품 전문 계열사로 현재 ‘백설’이라는 브랜드로 만두 동그랑땡 너비아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식약청은 적발한 업체 가운데 진영식품 삼립식품 고향냉동식품 등 3개사로부터 불량 만두 재고분 2만515kg을 압수했다. 이들 업체는 5만4330kg을 스스로 회수해 폐기했다.

또 식약청은 아직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불량만두의 상품명을 밝히고 이들 제품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만들어진 불량 만두는 대부분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제품이 다 팔려나가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또 1999∼2002년에 만들어진 불량 만두는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한편 실명이 공개된 기업 가운데 일부는 문제가 된 만두소 납품업체인 으뜸식품과의 거래 사실을 부인하거나 불량 재료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식약청은 경찰이 적발했지만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업체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소비자 반응=대한주부클럽연합회 소비자보호부 이지현 부장은 “소비자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주지 말고 유통된 매장과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혀라”고 요구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광모 회장은 “업체들이 불량 재료라는 걸 모른 채 납품받았다고 발뺌할 수 없도록 법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부 명연순씨(45·서울 동대문구 회기동)는 “정부는 해당업체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소비자는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도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일부 네티즌은 “불량제품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정부가 더 문제”라며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불량만두·쓰레기만두·불량식품 근절 운동본부’(cafe.naver.com/ffoods) 등 관련 인터넷 카페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불량 만두소 사용 업체 명단과 해명
2003년 이후 불량 만두소 사용 업체
업체해명
소디프이엔티(에이콤)―으뜸식품 만두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식품의약품안전청 대행기관)에서 적합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함
참좋은식품―으뜸식품이 여러 곳에 납품을 했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적합판정을 받은 증명서를 보내 와 거래를 한 것임 이 만두는 4월 이후 전량 회수해 폐기 처분
기린식품본보가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음.
비젼푸드
진영식품 서울공장
진영식품 파주공장
삼립식품
천일식품제조
우리맛식품
신한식품
우정식품(만발식품)
고향냉동식품
1999∼2002년 불량 만두소 사용 업체
도투락물산―2002년 5월까지 으뜸식품에서 단무지를 제공받아 제품 생산. 당시 납품받은 단무지는 공인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적합판정을 받았고, 입고할 때 품질검수 규격에 합격한 것만을 사용
금홍식품―으뜸식품과 통단무지를 거래한 것은 사실이나 통단무지를 회사로 갖고 와 자체 시설에서 분쇄하고 가공했음. 모두 위생적으로 처리해 아무 문제 없음
샤니―식약청이 문제 삼은 1999년 이후 지금까지 으뜸식품과 거래 없음
모닝웰(옛 제일냉동식품)―1999년 8∼12월 으뜸식품에서 재료를 공급받았으나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 2000년 1월부터 재료에서 뺐음. 2002년 5월부터 OEM업체에 으뜸식품이 아닌 다른 곳으로 재료 공급 업체를 바꾸도록 함
삼전식품―관할 관청에서 허가된 회사에 허가된 제품이라고 명기된 제품을 정상적으로 구입했다. 명단이 공개돼 생산을 중단하고 출고된 모든 제품의 반품을 요구하고 있다
옥마물산―으뜸식품 절임생무 샘플이 좋아보여 몇 개월 사용하다 그 후 제품색상에 이상이 생겨 사용하지 않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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