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동산 거품 붕괴 조짐

  • 입력 2004년 6월 13일 15시 04분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거품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거품이 이미 빠지고 있는 호주를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6월11일자)에서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 주요국 금리인상, 중국의 긴축경제 등 세계 경제의 3대 복병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이 '부동산 거품'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 급랭 조짐=올 1·4분기(1~3월) 미국 주택가격 상승폭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4월 신규주택 판매 건수는 12%나 줄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20개 도시 중 39개 도시에서는 부동산 값이 하락했다.

주요 국가 중 2002년에 부동산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던 영국도 올 1분기 주택가격 상승률이 7%대에 머물렀다. 최근 7년간 영국의 주택가격은 무려 116% 올랐다.

호주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현상이 뚜렷하다. 시드니 멜버른 등 대도시의 주택 가격은 13% 가까이 떨어졌다. 7년간 주택가격이 113% 오른 호주는 부동산 값이 급락하자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고유가로 거품붕괴 빨라져=불안한 중동정세와 고유가, 중국의 긴축정책까지 가시화하면 부동산 거품붕괴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호주 아일랜드 등 선진국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4년 내에 20"<30%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금리 급등→부동산 시장 붕괴→자산가치 하락→소비심리 및 투자 위축→세계경기 위기라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금리가 상승하면 원리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세계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신호탄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뉴스팀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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