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物-프로그램’ 증시 새 변수로

  • 입력 2004년 6월 13일 17시 52분


최근 주식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선물(先物)거래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15개 종목 이상을 컴퓨터로 한꺼번에 매매하는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3일 한국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하루평균 코스피200 선물 거래량은 31만3548계약으로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선물 거래량이 급증한 5월(30만1467계약)보다 증가했다.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하루평균 선물거래량이 18만9918계약이므로 5월에는 이보다 58%, 6월에는 65%가 각각 늘어난 셈이다.

지수 변동폭과 프로그램 매매 규모
날짜주가지수
변동폭
(포인트)
프로그램
매매액
(억원)
1월 9일21.12▲33(-)
3월 12일21.13▼2,776(-)
3월 17일22.25▲311(+)
4월 6일22.50▲2,455(-)
4월 29일26.42▼4,571(+)
5월 6일29.80▼521(-)
5월 10일48.06▼1,857(-)
5월 12일26.07▲2,135(-)
5월 13일26.96▼5,910(-)
5월 14일21.67▼5,470(-)
5월 17일39.48▼1,364(+)
5월 19일35.96▲700(-)
6월 3일34.44▼1,016(-)
6월 7일 28.71▲3,449(+)
6월 11일30.77▼4,616(-)
▲상승 ▼하락 +순매수 -순매도
자료:증권거래소

고유가,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긴축 경제 등과 같은 악재가 세계 증시를 계속 압박하면서 4월 말 이후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증시에서 현물시장의 약세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현물보다는 선물거래에 치중한 탓이다.

또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외국인 비중도 급격히 높아졌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선물시장 매매대금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22.6%로 집계돼 지난해의 연간 16.4%에 비해 6.2%포인트나 늘어났다.

한편 선물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현물과 선물의 가격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이용해 비싼 것을 팔고 싼 것을 사는 ‘차익거래’에 주로 이용되는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20포인트 이상 급등락한 15차례 가운데 9번이 프로그램 매매에 주로 기인했다. 종합주가지수가 30.77포인트 급락한 11일에도 프로그램 매매가 4616억원의 순매도(판 주식이 산 주식보다 많음)를 보이면서 주가하락을 이끌었다.

여기에 불투명한 장세가 계속되자 저(低)위험 저수익 상품으로 분류되는 △인덱스(Index)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과 같은 지수연계형 상품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 상품은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해당 상품에 편입된 수십 종목을 동시에 사거나 팔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프로그램 매매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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