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온라인 가게 차려봐?

  • 입력 2004년 6월 13일 17시 58분


부산의 한 통신기기 서비스센터에서 수리기사로 근무하는 박종태씨(36)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도 늘 바쁘다. 자신이 인터넷에 차려놓은 전화 가게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투잡스족’이다.

전화기 수리 전문가인 박씨는 ‘헤드셋 전화기’처럼 독특한 전화기를 판매하는 인터넷 가게를 2001년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옥션에 열었다. 본업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에 기존 거래처인 공장이나 도매업자로부터 물건을 공급받기가 쉬운 편이다.

박씨는 현재 인터넷 가게에서만 월 평균 25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본업 못지않은 부업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처럼 온라인상에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데 관심을 갖는 회사원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 경매회사인 옥션에 따르면 3월 옥션을 통해 신규 판매자 교육을 받은 540명 가운데 30%인 164명이 ‘투잡스족’으로 변신했다.

여성인력개발센터가 218명의 온라인 창업희망자를 대상으로 2,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2%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온라인창업에 대한 회사원의 관심이 많은 이유는 초기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특히 옥션이나 온켓과 같은 경매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홈페이지를 구축할 필요도 없어 편리하다.

인터넷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일이 손님을 대면할 필요가 없고 퇴근시간 이후 고객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라고 만만하게 보거나 본업에 소홀하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보습학원 강사이면서 옥션에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김민우씨(29)는 “하루 동안 할 일을 철저하게 계획해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본업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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