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LG화재에 연간 16억여원의 보험료를 내고 최대 30억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제조물배상책임(PL)보험’에 가입해 있기 때문이다. LG화재는 이에 따라 최근 LG전자 압력밥솥 폭발 사고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에 대한 손해사정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제품 결함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PL보험’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G화재 등 국내 손보사들이 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 PL보험을 판매해 거둔 수입보험료는 618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2회계연도의 516억4000만원에 비해 19.8%(102억4000만원) 늘어난 규모. 자동차보험이 0.4%, 일반보험이 1.9%, 장기보험이 6.5%씩 각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PL보험 유치 실적은 PL법이 제정된 1999회계연도만 해도 178억6000만원에 그쳤으나 2000년(이하 손보업계 회계연도 기준) 236억8000만원, 2001년 322억8000만원, 2002년 516억4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PL보험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는 인식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사이에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PL법 도입 초기에 120%까지 올랐던 PL보험 손해율이 최근 20%대로 떨어져 수익률이 높아지자 손보사들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손해율은 손보사가 보험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에 대비해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압력밥솥 폭발사고로 제조물배상책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PL보험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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