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뱅킹(PB)서비스 ‘아시아 부자를 잡아라’

  • 입력 2004년 6월 16일 17시 35분


《씨티그룹과 UBS의 자산관리부서는 최근 고액자산가들의 자녀를 위해 일주일간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는 상속법에 대한 강의와 함께 외환딜러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씨티그룹은 또 최고 부자고객들만 모아 씨티그룹 공동회장이기도 한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과의 화상(畵像)회의를 주선했다. 이 같은 ‘특별한’ 프라이빗뱅킹(PB)서비스가 이제는 아시아 지역에도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고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 부자=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해 금융자산 등 바로 투자가 가능한 자산 기준으로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을 가지고 있는 고액자산가가 전 세계적으로 몇 명이 되는지를 추산해 발표했다. 아시아에는 186만10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별로는 일본(141만3000명), 중국(8만5000명), 홍콩(7만9000명), 한국(6만9000명), 호주(6만6000명), 대만(5만8000명) 순이었다.

▽아시아를 주목하라=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아시아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고액자산가들의 재산 또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시아 부자들이 최근 자산 포트폴리오를 부동산이나 금에서 채권 주식 헤지펀드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는 것도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HSBC는 최근 자신의 사업을 어느 자녀에게 물려줄지 고민하고 있는 아시아 부자들을 위해 ‘후계자 선정’ 전문가인 미국 심리학자를 데려다가 상담서비스를 해주기도 했다. 고객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전략이다. 씨티그룹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PB시장이 앞으로 5년 동안 연평균 20∼3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까다로운 아시아 부자=아시아 부자는 투자자산에 대해 단기수익을 요구하는 등 서구 부자보다 응대하기가 훨씬 까다롭다는 게 금융회사들의 지적. 자산관리를 자산관리팀에 전적으로 맡겨놓기보다는 까다롭게 간섭하는 경향도 강하다는 것.

더욱이 부자들이 가장 많은 일본은 아직도 대부분의 자산을 국내 금융기관에 묻어두기를 선호하고 있어 글로벌 금융회사들로선 접근이 잘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이 PB업무를 강화하고 있으나 PB시장은 여전히 국내시장에 머무르고 있다.

또 ‘관계’를 중요시하는 아시아 특유의 문화도 PB시장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유럽의 경우 보통 1명이 평균 100명의 고객을 맡고 있으나 아시아에서는 40명에 불과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들어가고 있다.


아시아의 고액 자산가 규모
국가자산가(명)자산 규모(달러)국가자산가(명)자산 규모(달러)
일본141만30004조5170억태국1만380억
대만5만80003690억인도네시아5100290억
홍콩7만90002820억말레이시아4600270억
호주6만60002370억뉴질랜드6800190억
중국8만50002240억필리핀1500120억
한국6만90002150억파키스탄190090억
싱가포르4만20001440억아시아 합계186만10006조1930억
인도1만9000710억전 세계 합계796만27조3970억
지난해 기준으로 금융자산을 포함해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을 100만달러 이상 가지고 있는 자산가. - 자료:보스턴컨설팅그룹, 이코노미스트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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