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수익호전 불구 투자 부진

  • 입력 2004년 6월 16일 18시 06분


한국의 제조업체들은 올해 1·4분기(1∼3월) 중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나타냈지만 번 돈을 투자하지 않고 현금으로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1·4분기 기업 경영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 및 등록 제조업체 1069개의 올해 1·4분기 유형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1.3% 늘어났다.

이는 건물 토지 공장 기계 등에 대한 기업의 투자 규모가 1.3% 늘었다는 뜻인데 삼성전자가 공장 설비를 늘리는 데 3조4000억원을 쓴 것을 빼면 0.4% 오르는 데 그친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멈추면서 올해 3월 말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만기 1년 이내인 예금 액수는 41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총 자산에서 현금과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9.3%에서 10%로 0.7%포인트 늘었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은 크게 좋아졌다. 올해 1·4분기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3.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보다 7.0%포인트 올랐다.

이는 기업들이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평균 134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 한국은행이 분기별 통계를 낸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으로 빌린 돈의 이자를 값을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도 877.8%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5.4%의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매출액 경상이익률: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을 뺀 경상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자보상비율: 영업이익을 지급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빌린 돈의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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