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가 한국IBM BCS와 공동으로 선정한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의 5개 분야별 평가에서 환경부문 1등은 LG전자가 차지했다.
2위는 삼성전자에 돌아갔고 삼성SDI, 한화석유화학, 현대자동차가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들의 특징을 분석해 보면 환경경영을 회사 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여기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전 임직원이 환경경영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LG전자 창원공장 환경안전 팀 제정곤 부장은 이를 "환경 경영을 제대로 하면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알아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사례를 제시했다.
에어콘, 냉장고, 조리기기 등 백색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최근 공장용수의 사용시스템 혁신에 성공, 하루 폐수량을 1만2000톤에서 5000톤으로 줄였다. 폐수량이 줄면서 폐수처리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어들어 매년 3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
폐수나 폐자재를 처리하는데 급급하면 비용이 들어가지만 발상을 바꾸어 전체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짜내 오염원 자체를 줄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이러기 위해서는 환경관리는 담당 직원들이 책임지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설계-구매-생산-판매의 모든 과정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LG전자에 환경 경영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김쌍수 부회장은 창원공장 본부장을 맡고 있던 당시 유럽, 미국 등 수출지역의 환경규제가 거세지면서 환경경영을 제대로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다.
김 부회장은 "환경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라인을 세우고 각 공장장이나 임원들은 환경안전 팀에서 요구가 있을 때는 무조건 들어주라"며 "만약 환경안전 팀의 요구를 무시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후 배수라인이나 대기오염 측정치가 기준치를 초과할 때는 공장라인을 무조건 세웠고 회사 전체에 환경관리를 잘못하면 엄청난 손해라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전 임직원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환경관련 특허의 연평균 획득건수가 전체 조사대상기업의 평균(9건)보다 훨씬 많은 263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SDI는 지역사회에 대한 환경공헌 활동이 연평균 113건으로 전체 평균(38건)보다 세배가량 많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화석유화학은 전체 임직원들에 대한 환경관련 교육이 체계적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조사됐고 현대자동차는 전기자동차 등 환경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제품제조에만 적용되던 환경 경영을 폐기처분된 제품을 회수해서 리싸이클링 과정까지 기업이 책임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환경 경영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평가 작업의 자문위원인 윤서성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장은 "기업들이 비록 느린 속도지만 경영목표를 이윤극대화만뿐만 아니라 환경 경영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이번 평가 작업의 수확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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