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이미 오래 전부터 예정됐던 에너지세율 조정계획에 따라 다음달부터 경유와 차량용 LPG 가격이 크게 오를 예정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워진 서민들의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줄줄이 오르는 공공요금=23일 재정경제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교통요금과 상수도요금 등이 하반기에 대거 인상될 예정이다.
우선 다음달부터 고속버스 요금은 평균 9%, 시외버스 요금은 평균 12% 오른다. 이에 따라 일반고속버스 편도요금이 서울¤부산은 1만8400원에서 2만원으로, 서울¤광주는 1만30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오른다.
또 다음달부터 서울시의 교통체계 개편에 따라 버스와 지하철 기본요금이 각각 14%와 25% 오른다. 대전도 시내버스 요금 14% 인상안을 놓고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항공요금도 국제유가 인상으로 항공사의 비용이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해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는 공공요금도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상수도 요금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별로 6.5%~30% 인상을 추진 중이다. 경기 부천과 전남지역 일부 지자체는 쓰레기봉투 가격 인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교통세 인상으로 7월부터 경유 소비자가격은 L당 878원에서 936원으로, 차량용 LPG 소비자 가격이 L당 604원에서 676원으로 오른다.
97년 9월 이후 한번도 오르지 않았던 소포요금도 다음달부터 평균 14.5% 오른다. 또 보건복지부와 재정경제부가 올 하반기 중에 담배가격을 한 갑당 500원 올리는데 합의한 바 있다.
▽왜 갑자기 오르나=이처럼 하반기에 공공요금이 대거 오르는 것은 그동안 정부의 물가안정 방침에 따라 상반기 인상이 보류됐기 때문.
통계청의 5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공공서비스 요금은 1년 전에 비해 1.0%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인 3.3%에 비해 훨씬 낮은 것.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통 계절적으로 물가가 많이 오르는 상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했다가 물가관리에 다소 숨통이 트이는 하반기에 인상을 한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공공요금마저 크게 오르면 정부가 당초 목표로 하고 있는 3%대 물가상승률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한편 2002년 교통세법 개정에 따라 경유와 차량용 LPG가격은 2006년까지 매년 7월1일을 기해 인상하도록 돼 있다. 이는 휘발유와의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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