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70억이상 기업 10곳중 3곳 영업으로 이자도 못갚아

  • 입력 2004년 6월 27일 18시 28분


자산 70억원 이상 한국 기업 10곳 가운데 3곳 가까운 2679개사가 지난해 영업을 통해 번 돈으로 빌린 돈의 이자도 갚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가운데 572개 기업은 2001∼2003년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해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됐다.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발표한 ‘외환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 성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회생가능성이 희박한 부실기업을 대출금 만기연장 등으로 연명시키기보다는 신속히 도태시키는 것이 경제 효율성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KDI는 자산 70억원 이상인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금융회사와 공기업,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을 제외한 9700여개사를 대상으로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KDI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27.5%(2679개)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에 못 미쳐 부도나 관리기업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은 부실징후기업도 전체의 5.9%(572개)에 이르렀다.

KDI는 기업들의 빚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영업이익률(영업이익÷총자산)이 외환위기 이후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대상 기업의 2002∼200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5.9%로 95∼97년(평균 5.4%)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부채 줄이기에 나서고 저금리 기조로 이자부담이 줄어들면서 전체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98년 0.95배에서 지난해 3.6배로 높아졌다.

KDI 보고서는 “외환위기 이후 강도 높게 진행된 기업구조조정으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은 좋아졌지만 부실위험을 안고 있는 기업들이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배율▼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돈다는 것은 영업을 통해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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