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들은 주요 수익원인 주식중개 위탁(브로커리지)영업이 크게 위축되자 장기투자상품 판매 등 자산영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하지만 브로커리지 영업을 더욱 강화해서 활로를 뚫겠다는 증권사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인건비 지점운영비 등 고정비용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자산영업에서 새 수익원을 찾아라’=대기업계열 증권사와 은행계열 증권사는 주로 자산영업 강화를 생존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달 초 취임한 삼성증권 배호원(裵昊元) 사장은 “주식투자는 본인 스스로 알아서 해야지 절대 권유해서는 안 된다”며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장기투자상품 개발과 자산운용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 자산부문 총괄사장을 지낸 배 사장은 이를 위한 인력 재배치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강원(李康源) 사장은 “증권사간 과당경쟁으로 수수료 수입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 조흥은행의 전국 900여개 점포망을 활용해 금융상품 개발과 자산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안에 ‘은행 지점 내 증권점포(BIB)’를 20여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동원증권 김남구(金楠玖) 사장도 자산부문 강화를 위해 한국투자증권 및 대한투자증권 인수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위탁매매업으로 승부걸겠다’=대우증권의 손복조(孫福祚) 사장은 “증권사의 기본업무인 브로커리지에 영업력을 집중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증권사의 현금수입원은 브로커리지인데도 자산영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랩어카운트 상품을 1조원어치 팔아봤자 수익은 고작 20억원인데 운용 리스크는 매우 크다는 것.
대신증권도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한 중개수수료 수익 확대에 주력할 방침. 이 회사 김대송(金大松) 사장은 “주식 및 선물 직접투자자들이 간접투자자들보다 더 많다”며 “자산영업과 투자은행 업무는 보조 수익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김지완(金知完) 사장도 “자산운용업은 많은 투자가 필요해 현 상황에서 적극 나서기 곤란하다”며 “브로커리지 영업능력 강화에 힘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고정비를 줄여라=새 수익원을 찾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우선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국내 42개 증권사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각종 수수료 수입(약 3조8000억원)은 인건비 지점운영비 등 연간 고정비용(약 4조4000억원)도 안 된다.
대우증권은 올해 들어 광고홍보비를 3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였다. 손 사장은 “주말에도 고객을 찾아다니는 지점장은 전국 119개 지점 중 10% 정도에 그친다”고 지적해 대대적인 지점 영업방식에 대한 개편을 예고했다.
삼성증권도 최근 본점 지원부서 직원 100여명을 지점으로 대거 전환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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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자산운용 영업과 브로커리지(Brokerage)영업 : 자산운용 영업은 고객이 맡긴 자산을 유가증권에 투자한 뒤 자산잔액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업을 말한다. 브로커리지는 고객으로부터 주식매매 주문을 위탁받아 매매를 성사시키고 수수료를 받는 영업방식이다. 자주 사고팔아 매매회전율을 높여야 증권사 수익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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