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Pre-FTA 경협 강화해야”

  • 입력 2004년 6월 28일 17시 48분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은 지역 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려는 노력이 부족해 국가간 물류 경쟁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동북아 경제권은 규모면에서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버금가면서도 물류 부문의 비효율로 성장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한중일 3국은 FTA 체결 전이라도 물류협력을 강화하고 무역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 주최로 열린 닛케이포럼에서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한중일(韓中日) 경제권의 물류거점으로서의 한국’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일본 무역진흥기구와 외무성, 한국 해양수산부가 후원했으며 양국의 통상 및 물류전문가와 500여명의 일본 기업인이 참석했다.

▽동북아 물류의 문제점=이정욱(李廷旭)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동북아 3국이 북미시장을 대상으로 역외(域外)무역에 치중해 FTA 등을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특히 “최근 중국시장이 급성장하고 한중, 중일의 교역규모가 커지면서 물류체계의 비효율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중일 3개국 사이의 교역비중은 1990년 3개국 전체 교역량의 11.2% 수준이었으나 2002년 22.5%로 팽창했다. 같은 기간 투자비중도 3.2%에서 10.2%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공항 △한국은 항만 철도 물류단지 △중국은 항만 철도 도로 등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최근 3국이 경쟁적으로 물류 인프라 확충에 뛰어들고 있어 자칫 과잉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시이 신이치(石井伸一)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컨설턴트는 “(동북아에서 화물 수출입에 걸리는 기간이) 최근 10년 동안 단축되지 않고 여전히 일주일 단위로 처리되고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프리 FTA’로서의 물류 협력=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도쿄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동북아의 물류 협력은 동북아 시장의 잠재력을 현실화해 대미(對美) 무역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이렇게 할 경우 사람과 자본, 상품 기술 등의 교류가 촉진돼 FTA가 체결되기 전이라도 동북아 협력을 강화하는 ‘프리 FTA(Pre-FTA)’의 성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현재 한국 정부가 부산항 및 광양항에 조성 중인 자유무역지역의 인프라를 주변국 물류기업이 이용해 △중국은 생산 △한국은 물류처리 △일본은 첨단 부품의 공급과 최종 생산물의 소비 등으로 물류체계를 정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도쿄=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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