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홈페이지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지지자를 관리하는 데 사용할 정도로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노무현 대통령의 며느리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 이재용 상무에 대한 사생활도 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7월 350만명이던 싸이월드 가입자 수는 5월 말 현재 800만명에 이른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미니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등 이른바 ‘싸이질’에 시간을 뺏기는 사람이 늘어나자 대기업들이 이를 차단하는 데 나섰다.
시스템통합 업체인 LGCNS는 28일부터 근무시간 동안 싸이월드 접속을 차단했다. 직원에게 점심시간과 오후 7시 이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SDS는 이에 앞서 24일 싸이월드 접속을 차단했다. 6월 초부터 직원들에게 싸이월드 접속을 금지한다는 권고를 두 차례 했지만 접속이 늘자 아예 봉쇄한 것. 이 밖에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에버랜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도 최근 싸이월드 접속을 차단했다. 현대자동차 하이닉스반도체 등의 대기업도 같은 정책을 펴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주로 성인, 도박, 게임 사이트 등에 대한 접속을 차단해 왔다.
기업들이 싸이월드 접속을 차단하면서 밝힌 이유는 비업무용 사이트 접속에 따른 인터넷 회선 속도 저하와 업무 처리에 지장이 있다는 것.
그러나 정보 유출을 막으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미니홈페이지는 주로 디지털사진이나 글을 통해 개인의 사생활을 알리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직장에서 접속할 경우 회사 내부정보가 공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싸이질 : 싸이월드에 만든 자신의 미니홈페이지를 방문해 디지털 사진과 글 등을 올리고 자신의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의 미니홈페이지를 방문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지칭하는 인터넷 상의 속어. 다른 사람의 일상사를 엿보는 재미 탓인지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싸이질에 집착하는 사람을 ‘싸이홀릭’으로 부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