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경제공동체 빨리 결성 美 동북아 영향력확대 막아야”

  • 입력 2004년 6월 29일 17시 46분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더 커지기 전에 일본과 한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일본에서 대표적인 한국 경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사진) 도쿄대 교수. 그는 24일 도쿄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 주최로 열린 닛케이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강조했다.

“그동안 아시아의 경제공동체에 대해 반대해 온 ‘세력’이 미국이었습니다. 동북아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고 싶기 때문이죠.”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한중일 FTA,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FTA 등 아시아의 경제협력 움직임은 이미 ‘워싱턴의 이슈’가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지금보다 강화하거나 6자회담에 이어 동북아에서 에너지협력기구를 가동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한일 FTA는 단순히 관세철폐를 통한 무역자유화 차원이 아니라 미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일본 기업에 한국 시장은 너무 작습니다. FTA가 성사되더라도 ‘피해도 없고 기대도 없다’는 생각이 많죠. 하지만 동북아의 경제협력을 위한 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일 FTA 협상에 앞서 ‘한일 FTA 산관학(産官學)연구회’ 위원으로 양국이 FTA를 체결했을 때 경제 손익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와세다대 경제학부 출신으로 일본무역진흥회(JETRO) 연구원과 아오야마대 교수를 지냈으며 ‘한국선도국경제론’ 등 여러 권의 한국 경제 관련 서적을 내놓았다. 과거 한국에 머물면서 산업연구원(KIET) 연구원 자격으로 직접 한국 경제를 관찰하기도 했다.

도쿄=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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