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월말 결제 집중과 인력 부족으로 전산망 장애가 우려되자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 관계 당국은 유동성지원 등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29일 금감원에 따르면 28일 하루 동안 한미은행의 57개 ‘거점 점포’와 인터넷 뱅킹 등을 통해 고객 돈 1조32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해 조흥은행 파업 당시의 하루 최대 기록인 3조원보다는 작지만 한미은행의 월말 하루 평균 인출액인 5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이에 대해 한미은행은 “한 기관투자가가 예정된 계획에 따라 5000억원을 찾아가면서 인출액 규모가 커졌다”고 해명했다.
월말인 30일을 하루 앞두고 결제 건수가 늘면서 전산망 장애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날 은행 전산실에서는 평소 정규직 170명이 하던 일을 40명이 했다.
이날 한미은행은 “전산망에는 아직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노조 관계자는 “월말 결제가 집중되는 30일 전산망에 지장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한미은행의 유동성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한미은행이 자금 부족 사태를 맞으면 다른 은행이 콜 자금을 빌려주도록 조치했다.
한은은 콜 자금도 부족하면 한미은행이 발행한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 주거나 유동성조절 대출을 해 줄 방침이다.
금감원도 파업 장기화에 따른 고객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 한미은행의 57개 거점 점포마저 영업이 중단되면 즉시 ‘예금대지급시스템’을 가동키로 했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한미은행 고객들은 다른 은행에 가서 예금을 찾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어음도 교환할 수 있다.
금감원은 한미은행 전산망이 멈추는 경우 고객 예금 지급을 중단하고 한미은행의 부채 상환을 중단시키는 등 은행법상의 긴급조치를 발동키로 했다.
::콜자금과 환매조건부채권::
이날 한미은행의 57개 거점 점포 가운데 한 곳이 인원이 부족으로 영업 곤란 상태에 빠졌고 나머지 점포는 입출금 등 간단한 업무만 처리했다.
콜자금은 금융회사들이 짧은 기간 빌려주고 받는 자금. 빌려준 금융회사가 요구하면 언제든지 갚아야 해 콜자금이라고 부른다. 환매조건부채권은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일정 기간 후 다시 사들이겠다고 약속하고 발행하는 채권.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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