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삼성그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3회계연도 결합재무제표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부채비율이 84.3%로 떨어져 ‘부채비율 100% 이내’인 현행 출자총액규제 졸업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 따라 삼성이 조만간 정식으로 출자총액규제 졸업을 신청해올 경우 이를 승인해줄 계획이다.
공정위는 그러나 ‘부채비율 100% 이내’인 현행 출자총액규제 졸업 기준이 내년 3월말로 폐지됨에 따라 새로운 졸업 기준을 마련, 출자총액규제 대상을 다시 지정할 방침이어서 삼성은 내년 4월 출자총액규제 대상으로 다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국내 주요 그룹이 2003회계연도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대부분 순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이날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회계연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122조9869억원으로 전년의 118조6135억원에 비해 3.6%가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7조3088억원으로 전년의 9조5584억원에 비해 23.5% 줄었다. 동부그룹은 1903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 규모가 전 회계연도(316억원)의 6배에 달했고 영업이익은 36.05% 감소한 1662억원에 그쳤다. 코오롱그룹은 영업이익이 850억원으로 68.08% 줄었고 순이익도 758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영풍그룹도 35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의 순이익은 각각 1조7243억원, 4371억원으로 23.5%, 29.7%가 감소했다. 현대그룹도 3503억원 적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동원그룹은 13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결합재무제표: 총수가 경영을 지배하고 있는 국내외의 모든 계열사를 하나의 기업으로 묶어 작성하는 재무제표로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이 작성 대상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따라 1999회계연도부터 작성했다. 2003회계연도 중 결합재무제표 작성 대상 기업집단은 모두 17개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