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일부 간부들에게 ‘용퇴’ 메시지

  • 입력 2004년 6월 30일 18시 03분


이용섭(李庸燮·사진) 국세청장이 “이기적인 인사문화를 결코 방치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달 있을 국세청의 고위직 인사 방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 청장은 지난달 29일 국세청 인트라넷에 올린 ‘아름다운 비움의 문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세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사의 선순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선배들의 용퇴(勇退), 그 아름다운 비움의 문화 때문에 가능했다”며 “자신의 이익만을 계속 채우려는 이기적인 ‘채움의 문화’가 확산되면 직원의 꿈과 희망은 좌절되고 우리 조직은 활력을 잃은 삼류 조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의 글은 최근 국세청의 일부 고위직 간부들이 명예퇴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주석(李柱碩) 서울지방국세청장에 그치자 이달 있을 인사를 앞두고 일부 간부들에게 사실상 ‘국세청에서 나가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청장은 또 직원들에게 “침묵만이 최선은 아니다”며 “자기만 지키기 위해 조직의 전통과 원칙, 질서를 외면하는 사람들을 당당하게 비판하는 지성적인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국세청 직원은 모두 1만7000여명으로 9급 공채로 들어와 5급(사무관)으로 승진하기까지 평균 32년10개월이 걸릴 정도로 내부 승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4급(서기관) 이상은 전체 직원의 1.8%인 320여명에 불과하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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